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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심각한데 … 청주 네쌍둥이 첫 돌잔치 ‘기쁨 4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몇 차례 감기에 걸린 적은 있지만 큰 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자라준 아이들이 너무 고맙다.”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지금은 건강 #엄마·아빠 “태몽에 분홍색 차 4대 #육아 벅찰 때도 있지만 행복하죠” #청주시, 출산 장려금 280만원에 #아기용품, 장난감 이용권 등 선물

17일 오전 11시30분 충북 청주시 개신동에 있는 충북대병원 서관 1층에서는 지난해 8월 17일 이 병원에서 태어난 네쌍둥이의 돌잔치가 열렸다. 조영민(37)·김애란(35·여)씨 부부 사이의 조유준·유찬군, 은율·은채양이 주인공이다.

당시 몸무게 1.1~1.62㎏으로 태어난 네쌍둥이는 현재 7~9㎏으로 건강하게 자랐다. 아버지 조씨는 “지난 1년 아이들을 키우는 재미에 푹 빠졌다”며 “밥을 먹이는 것부터 잠재우는 것까지 벅찰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싹 풀린다”고 했다.

이날 돌잔치에는 네쌍둥이 가족과 이승훈 청주시장, 조명찬 충북대병원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이들의 첫 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이날 행사에선 네쌍둥이의 돌잡이도 있었다. 첫째 유준이는 청진기, 둘째 유찬이는 마패, 셋째 은율이는 화살촉, 넷째 은채는 돈을 잡았다. 할아버지 조국현(73)씨는 “손주들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행복하게 자라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의 네 쌍둥이 조유준·유찬군, 은율·은채양(오른쪽부터). 지난해 8월 17일 오전 9시10분부터 1분 간격으로 세상에 나왔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청주의 네 쌍둥이 조유준·유찬군, 은율·은채양(오른쪽부터). 지난해 8월 17일 오전 9시10분부터 1분 간격으로 세상에 나왔다. [프리랜서 김성태]

청주시는 네쌍둥이의 돌을 축하하기 위해 아기용품 세트와 장난감 대여센터 무료이용권, 문화예술공연 초대권을 선물했다. 이승훈 시장은 직접 쓴 손편지를 부모에게 전달했다. 이 시장은 손편지에서 “너희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청주를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할게”라고 썼다.

네쌍둥이 가족은 지난해 청주시 저출산 극복 정책에 따라 모두 280만원(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아 이상 100만원 기준)의 출산장려금을 받았다. 이 시장은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출산·육아 지원 정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찬 병원장은 “미숙아로 태어난 네쌍둥이가 젊은 부부의 정성으로 건강하게 자라서 돌잔치까지 열게 돼 기쁘다”고 했다.

조씨 부부는 2014년 9월 결혼했다. 결혼 초 빨리 아기를 갖고 싶었던 부부는 임신이 뜻대로 되지 않자 2015년 9월부터 서울의 한 병원에서 배란 유도 치료를 받아 4개월 뒤 아기를 가졌다. 네쌍둥이라는 사실은 임신 3개월 때 알게 됐다. 회사를 다니던 네쌍둥이 어머니 김씨는 결혼 직후 아이를 갖기 위해 퇴직까지 했다.

아버지 조씨는 아기를 좋아해 평소 조카 9명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용돈을 챙겨줬을 정도로 아기 사랑이 유별났다고 한다.

네쌍둥이는 원숭이띠다. 공교롭게도 이들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조씨 역시 띠가 같아 3대가 원숭이띠가 됐다. 네쌍둥이의 태몽은 조씨의 어머니가 꾸었다고 한다. 이들 부부의 임신 직후 흰색 자동차 1대와 분홍색 차 4대가 꿈에 나왔다고 한다. 조씨는 “어머니께서 흰색 자동차가 아들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반대로 분홍색 차 4대가 우리 네쌍둥이를 의미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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