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100일간 196회 최다 언급 … ‘북한’ 138회 2위지만 최근 급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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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일자리’에서 ‘북한’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 공개 발언 17만 자 분석

중앙일보와 데이터 저널리즘 기관인 서울대 폴랩(pollab)의 한규섭 교수팀이 문재인 정부가 공식 출범한 5월 1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문 대통령의 공개 발언을 정밀 분석한 결과다. 청와대 홈페이지 ‘대통령 연설’ 코너에 게시돼 있는 공식 연설문을 포함해 국무회의와 수석·보좌관회의 발언, 정상회담 발표와 각종 행사의 인사말 등 86건을 대상으로 삼았다. 월별로는 5월 18건, 6월 30건, 7월 31건, 8월 7건이었고 글자 수로는 17만 자를 넘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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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개별 단어(uni-gram) 분석을 했다. 우리·국민·여러분 등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단어 이외 문 대통령이 100일간 가장 많이 사용한 어휘는 단연 ‘일자리’(196회)였다. 북한(138)·평화(120)가 뒤를 이었고 경제(95)·추경(75)·인사(72)·민주주의(66)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청년(53)·미세먼지(46)·원전(46) 등도 주요 이슈로 거론됐다.

시기별로 편차가 컸다. 취임 후 40일간 ‘일자리’는 99회 언급됐다. 반면 같은 기간 ‘북한’은 30회였다. 한·미 정상회담(6월 30일)이 있었던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북한’이 32회 거론됐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이 발사된 7월 4일부터 2주간 64회로 폭증했다. 같은 기간 ‘일자리’ 언급은 17회로 줄었다.

이 같은 변화는 키워드 분석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즉 문 대통령이 자주 언급한, 붙어 다니는 두 단어(bi-gram)가 무엇인지 측정해 본 결과 1위는 ‘한반도 평화’(40)였다. ‘한·미 동맹’(35), ‘북핵 문제’(2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26)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북한과 관련된 단어다. 반면 ‘일자리 창출’(24)과 ‘공공 부문’(23) 등은 덜 등장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100일을 축약하면 소득 주도 성장의 이른바 ‘J노믹스’가 북핵 미사일 발사와 함께 안보정국으로 바뀌었고, 이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 경향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고 전했다.

한편 박근혜 정부 시절 같은 기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은 ‘경제’를 235회 입에 올렸다. 이어 행복(171), 북한(135), 창조(120), 문화(111)가 뒤따랐다. 한규섭 교수는 “상반되는 통치철학은 두 대통령의 메시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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