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1위 롯데도 2분기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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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고고도미사일 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면세점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 롯데면세점마저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의 적자 전환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이후 14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사드 위기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드 제재 영향 300억 영업손실 #사스 사태 이후 14년 만에 처음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 2분기에 2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909억원이었다. 상반기 매출도 2조553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6% 줄어들었다. 롯데면세점 측은 여전한 사드 영향과 업계 경쟁 심화, 인청공항 임대료 인상 등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로 관광객이 급감했던 2015년에도 분기 적자는 기록하지 않았다”며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에 적자를 본 후 14년 만이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앞서 지난 6월 팀장급 간부사원 및 임원 40여명이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장선욱 대표는 사내 게시판에 “사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매출 감소는 사스 사태를 제외하면 롯데면세점 창립 이후 유례가 없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은 분기 적자는 면했다. 하지만 실적 악화로 어려움에 놓인 것은 마찬가지다. 신라면세점의 상반기 매출 1조7182억원 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431억원에서 올해 249억원으로 42.1% 감소했다. 2분기만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작년 동기 대비 8%와 47% 감소했다.

대다수 신규 면세점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신세계면세점은 2분기에 4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갤러리아면세점(-150억원), 두산면세점(-64억원) 등도 적자를 이어갔다. 한화갤러리아는 적자가 누적되는 제주공항점 운영권을 자진 반납하고 조만간 영업을 종료한다. 두산면세점은 영업시간을 줄이고 영업장 면적을 축소해 적자 줄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사드 여파가 장기화 된다면 이렇다 할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면세점 업계는 매출의 8할을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한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상반기 381만6756명에서 1년 새 225만2915명으로 41% 줄었다.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을 제한한 3월부터 6월까지만 놓고 보면 274만8367명에서 109만6882명으로 60.1%나 빠졌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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