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닷새 만에 반등, 불안감은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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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기관 매수에 힘입어 14.51포인트(0.63%) 오른 2334.22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기관 매수에 힘입어 14.51포인트(0.63%) 오른 2334.22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국내 금융시장이 북한 리스크를 딛고 닷새 만에 진정을 찾았다. 하지만 ‘태풍의 눈’을 지나는 것과 같은 불안한 잔잔함이다.

원화 급락세도 멈춰, 달러당 1139원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0.63%(14.51포인트) 오른 2334.22로 거래를 마쳤다. 5일(거래일 기준) 만의 반등이다. 지난 11일 2319.71로 추락하며 내줬던 2330선도 되찾았다. 12일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통화가 계기가 됐다. 극단으로 치닫던 북·미 대치가 탈출구를 찾을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반영됐다.

전 거래일 미국 증시가 회복세로 돌아선 점도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줬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0.07%), 나스닥 종합(0.64%)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국내 외환시장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139.7원으로 장을 마쳤다. 나흘째 이어졌던 원화값 급락세가 멈췄다. 하지만 시장에 뿌리내린 공포감이 사라진 건 아니다. 북·미 충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경계감은 그대로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555억원을 순매도(매수-매도)했다. 개인도 1205억원어치 팔았다. 코스피를 2330대로 다시 올려놓은 원동력은 기관투자가다. 이날 기관은 357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지정학적 문제는 예측보다는 대응의 영역에 접어들었다”고 짚었다. 금융시장이 충격에서 헤어나오긴 했지만 불확실성은 그대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북한과 미국에서 어떤 발언이 추가로 나오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 이어지겠다”고 말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다음달 초는 돼야 대북 위험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진정 여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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