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탄 소녀상' 올해로 다섯 번째인 세계 위안부의 날을 맞아 동아운수 151번 버스엔 특별제작한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 8월 14일부터 9월 30일까지 151번 버스 34대 중 5대가 이 소녀상을 태운 채 서울 시내를 돌아다닌다.
동아운수는 8월 14일부터 9월 30일까지 서울 시내버스 151번 5대에 평화의 소녀상을 태우고 운행한다. 소녀상은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 김서경 작가가 제작했다. 최정동 기자
이 동상은 동아운수 임진욱 대표가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김서경 부부작가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왜 151번일까.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작구 흑석동까지 다니는 151번 버스는 동아운수의 운행 노선 가운데 유일하게 위안부 수요 집회가 열리는 옛 일본대사관 인근인 안국동 구간을 지난다. 이곳을 지날 때는 안내방송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를 그린 영화 '귀향'의 OST '아리랑'이 방송된다.
동아운수는 8월 14일부터 9월 30일까지 서울 시내버스 151번 5대에 평화의 소녀상을 태우고 운행한다. 소녀상은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 김서경 작가가 제작했다. 최정동 기자
임 대표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희 회사 버스를 타는 승객 중에도 안국동 구간을 지나면 '저곳에서 수요집회가 열리는구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한 명의 승객이라도 우리의 아픈 역사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버스에 앉은 소녀상 옆 차창에는 기획 이유가 자세히 적혀 있다. 흰 글씨로 적힌 글에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시간을 내어 찾아갈 기회가 없는 시민들에게 버스에 설치된 소녀상과 함께 아픈 역사를 일깨우고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은 의도로 기획됐다'고 돼 있다.
소녀상 주변 손잡이에 매달아 둔 NFC(근거리무선통신)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터치하면 역사강사 설민석과 최태성의 위안부 관련 글을 볼 수도 있다.
버스 탑승을 끝낸 소녀상은 추석 명절 기간(10월 3일~10월 6일) 전국 5개 도시(대전, 전주, 목포, 대구, 부산)에 설치된 소녀상 옆 빈 의자에 옮겨질 예정이다. 이는 소녀상의 '귀향'을 뜻한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