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산업은행에 10조 지원요청 한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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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5년 내 영업이익률 5%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유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현대상선 본사에서 실적 발표회를 열고 “2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물동량 등 모든 면에서 상당 부분 개선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2분기 실적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연합뉴스]

2분기 실적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연합뉴스]

 한진해운 사태 이후 유일한 글로벌 국적 컨테이너 선사가 된 현대상선은 2분기에 매출 1조2419억원, 영업손실 128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2.1%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2543억원에서 1261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유창근 사장 "정부 해운강화 방안에 따른 추산일뿐" #2020년 환경변수 "기회잡아 글로벌 강자될 것" #"5년내 영업이익률 5% 달성할 것"

 유 사장은 “획기적으로 플러스가 나는 실적은 아니었지만 저희로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숫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분기 물동량은 98만6022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기대비 45.5% 늘어났다.

 현대상선은 하반기 실적에 대해 “운임 측면에서 성수기인 데다 미국과 유럽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괜찮아 하반기 전망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의 대체선박으로 투입된 현대상선의 '현대포워드호'(4000TEU급). [중앙포토]

한진해운의 대체선박으로 투입된 현대상선의 '현대포워드호'(4000TEU급). [중앙포토]

 유 사장은 정부의 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에서 언급했던 ‘100TEU급 국적선사’를 언급하며 “국적 선사 육성책의 최적의 후보 기업이 현대상선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그는 “46만TEU 규모의 현대상선이 100만TEU로 성장하기 위해선 대형선 40척이 필요하다. 현재 선가로 봐서 비용이 5조5000억원이 소요된다. 또 컨테이너 용기 확보에 3조3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9조~10조 원대 자금 지원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유 사장은 “성장계획을 세우고 나아가는 것에 대해 (필요 자금이)그 정도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오염 저감장치 규제가 적용되는 2020년을 사세를 결정지을 분수령으로 봤다.
 유 사장은 “환경규제로 인해 오래된 배, 비효율적 배는 빠른 시기에 사라질 수 있는 환경”이라며 “선복을 많이 가진 선사일수록 더 많은 리스크를 쥐는 구조로 우리에겐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주어질 때 어떻게 조직적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해서 새로운 강자로 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오는 2020년 3월로 끝나는 글로벌 해운동맹 2M(머스크·MSC)과의 협력도 낙관했다. 현대상선 이상식 컨테이너기획본부장은 “2M과 계약을 갱신할 경우 기존 멤버와 동등한 조건으로 협상할 계획인데 2M이 우호적이고 지금 협력관계를 보면 무리 없다고 보여진다”며 “다만 2M만 바라보지 않고 다른 동맹 옵션이 있으면 같이 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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