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경구 항암제 S-1 복용 환자 37%, 눈물길 폐쇄 부작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위암 환자 중 고령이면서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경구 항암제 S-1을 쓸 때는 눈물길이 폐쇄 돼 눈물 흘림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크다. [일러스트 = 프리미엄 김미지]

위암 환자 중 고령이면서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경구 항암제 S-1을 쓸 때는 눈물길이 폐쇄 돼 눈물 흘림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크다. [일러스트 = 프리미엄 김미지]

위암 치료에 쓰이는 경구 항암제인 'S-1'을 복용하는 환자 중 3분의 1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눈물 흘림'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에스원'(TS-1)으로도 불리는 S-1은 일본에서 개발돼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항암 치료제다. 위암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암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서 개발돼 국내서 위암 치료 등에 쓰여 #고령·신장기능 저하 환자 눈물길 잘 폐쇄돼 #분당서울대병원 김남주·이근욱 교수팀 #눈물길 폐쇄 빈도·고위험군 연구 결과 #초기 치료하면 안약·시술로 치료 가능 #약 복용 후 눈물흘림 여부 관찰해야

분당서울대병원 김남주(안과)·이근욱(내과) 교수 연구팀은 "S-1 경구 항암제를 복용한 위암 환자의 약 3분의 1에게서 눈물길 폐쇄로 인한 눈물 흘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고령이면서 신장기능이 떨어진 경우 눈물길이 폐쇄될 위험이 더 높다"고 10일 밝혔다.

 위암 치료에 사용되는 경구 항암제 티에스원. [사진 제일약품]

 위암 치료에 사용되는 경구 항암제 티에스원. [사진 제일약품]

눈물이 흐르는 증상은 시력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시야를 흐리게 하고 눈곱이 잘 끼게 된다. 또 눈꼬리를 짓무르게 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눈물길 폐쇄는 눈물길이 막히기 시작하는 초기에는 안약 점안이나 간단한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눈물길이 완전히 막히고 나면 눈물길을 새로 만드는 수술을 해야 한다. 눈물길은 눈물이 빠져나가는 배출로다. 눈물샘에서 만들어진 눈물은 눈 표면을 도포한 뒤 코를 통해 빠져나간다. 이런 눈물길이 막히면 눈물이 코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이다 눈 밖으로 흘러 의지와 상관없이 눈물이 나온다.

연구팀은 2010년 12월~2013년 6월에 S-1 보조항암요법을 받은 145명의 위암 환자에게서 눈물·혈액을 모아 분석했다. 그 결과, S-1 항암제를 복용한 환자 중 53명(37%)에게서 눈물길 폐쇄로 인한 눈물 흘림 증상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S-1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눈물길 폐쇄는 나이가 많을수록, 신장기능이 떨어질수록 발생 위험이 컸다. 또 혈액 내 S-1의 주요 항암 성분인 5-플루오로우라실(5-fluorouracil)의 함량이 높을수록 눈물길 폐쇄 부작용이 잘 생겼다.

위암은 한국 남성 100명 중 7~8명, 여성 100명 중 3명꼴로 발병하는 흔한 암 중 하나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다. 최근에는 항암제가 주사제에서 점차 경구제로 바뀌면서 환자들이 간편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게 됐다.

경구 항암제 S-1을 복용한 뒤 눈물 흘림 증상이 있으면 즉시 안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봐야한다. 사진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남주 교수가 진료를 보는 모습.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경구 항암제 S-1을 복용한 뒤 눈물 흘림 증상이 있으면 즉시 안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봐야한다. 사진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남주 교수가 진료를 보는 모습.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S-1 항암제 복용 환자의 일부에서 눈물길이 폐쇄돼 눈물을 흘리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발병 빈도와 고위험군을 밝힌 첫 연구다. 국내 연구팀은  S-1 경구 항암제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눈물길 폐쇄의 정확한 빈도를 밝히고 눈물길이 막히는 원인과 어떤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는지를 확인했다.

관련기사

김남주 교수는 “고령의 위암환자는 S-1 경구 항암제를 복용할 때 눈물 흘림 증상이 생기는지 주의깊게 관찰하고 증상이 발생하면 조기에 안과를 찾아 진단·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대한암학회/대한종양내과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