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북 핵무기 개발 가속화가 한 ㆍ일 군비 경쟁 촉발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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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동북아에서 군비 경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 대한 억지력 확보를 위해 한국과 일본 등이 군비 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주변국에 더 치명적인 무기 배치를 고려하도록 만들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핵 개발이 한ㆍ일 정치인들을 자극해 역내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일본 방위백서에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했을 수 있다”는 내용이 실린 점을 상기시키며 일본 정치권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이 가능한 무기를 확충하자는 논의가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제타격 수단으로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과 공대지 미사일, 공중급유기 등을 들었다.

일본이 도입 중인 F-35 전투기 [중앙포토]

일본이 도입 중인 F-35 전투기 [중앙포토]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은 올 연말부터 F-35A 전투기 42대를 아모모리(青森)현 미사와(三沢) 기지에 순차 배치할 계획이다.
42대 중 4대는 미국에서 완제품을, 38대는 부품을 들여와 미쓰비시중공업에서 조립 생산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F-35A에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장착도 검토 중이다.
내년 예산에 관련 경비가 책정될 전망이다. 탑재될 미사일로는 노르웨이 콩스베르그사가 개발 중인 사거리 300㎞의 ‘합동타격미사일(Joint Strike Missile: JSM)’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F-35A는 JSM 2발을 내장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일본 내에서 대북 선제타격 수단 갖추자는 목소리 커져 #“한국 내에서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도 있다”고 소개 #

미사일방어 체계와 관련해선 지상형 SM-3 요격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 도입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또 일본 정부는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동해에 배치된 해상자위대 소속 이지스함(현재 4척)도 8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 요격미사일도 현재 미국과 공동개발 중인 블록Ⅱ-A형으로 대체한다. SM-3 블록Ⅱ-A는 최대 사거리가 2500㎞로 현재 배치된 블록Ⅰ형(사거리 700㎞)은 물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요격미사일(사거리 200㎞)보다 사거리가 훨씬 길다.
일본 정부는 독자 개발한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XASM-3(사거리 150~200㎞)의 배치도 서두를 방침이다. F-2 전투기에 장착해 운용하는 XASM-3 미사일은 적함의 대공 레이더망과 요격을 피하기 위해 마하 3의 속도로 저공 비행하면서 함정을 공격한다.

XASM-3

XASM-3

무기 도입을 위한 방위비 증대도 뚜렷하다. 방위성이 지난 8일 공개한 『2017년판 방위백서』에 따르면 제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들어선 2013년 이후 방위비는 급증했다.
전체 방위비는 지난해 처음으로 5조 엔을 넘긴 데 이어 올해도 5조1251억 엔(약 52조9422억원)이 편성됐다.
NYT는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현재의 방어 능력으로 충분한지 검토할 것”이라는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신임 방위상의 지난 4일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자민당에서 대북 선제타격을 수행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권고한 위원회를 이끌기도 했다.

 미군이 보유한 전술핵무기 운용 방식. [중앙포토]

 미군이 보유한 전술핵무기 운용 방식. [중앙포토]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를 지시하고 미국 측에 한국군 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한ㆍ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하자고 요청한 사실도 전했다.
또 “평화는 구걸하는 것이 아니고 힘의 균형을 이룰 때 온다”면서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발언도 소개했다.
나아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많은 한국인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핵무기 개발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분위기는 자칫 일본 내에서도 핵무장 논의를 불러올 수 있다고 NYT는 경계했다.
문병주ㆍ김상진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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