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공화국 성명 뒤엔 꼭 도발 … 동해에 수상한 북 초계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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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이 지난 6일 석탄 금수(禁輸) 조치 등을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2371호에 대해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7일 공화국 정부 성명과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 성명에 이어 8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까지 나서 미국과 한국을 위협했다. 미국에는 “천백 배 결산하겠다”(공화국 성명)거나 “국력을 총동원한 물리력 행사에 나설 것”(아태평화위)이라고 했다.

새 대북제재에 반발, 연일 ‘말 폭탄’ #폭스뉴스 “대함 순항미사일 탑재 #미국 첩보위성이 수일 전 포착”

‘말 폭탄’뿐만이 아니라 수상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미 정보 당국이 최근 동해안에서 대함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북한 초계정(patrol boat)을 포착했다고 미 폭스뉴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미국 첩보위성이 수일 전 동해에서 함대함 순항미사일 2기를 탑재한 초계정을 발견했다”며 “북한이 초계정에 대함 미사일을 탑재한 건 2014년 이후 3년 만”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할 어떤 증거도 보여 주지 않고 있다”며 “대함 미사일을 탑재한 초계정 순시는 한반도 긴장이 완화돼야 한다는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보 당국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공화국 정부 명의의 성명을 발표한 뒤에는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패턴을 보여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정보 당국자는 8일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네 번째로 발표한 ‘공화국 정부 성명’이란 형식은 가장 비중을 두고 주장을 펼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14년 7월 7일 남북 관계 개선의지를 밝히며 인천 아시안게임(10월)에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이틀 뒤 스커드 미사일과 300㎜ 다연장로켓 등을 연속으로 발사(7월 9, 13, 14, 26, 30일)했다.

2015년 6월 15일에는 “북남(남북) 사이에 신뢰하고 화해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당국 간 대화와 협상이 가능하다”는 정부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두 달 뒤인 8월 4일 서부전선에서 목함지뢰 도발을 했다. 당시 남북은 상호 포격전을 펼치며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됐으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통전부장을 만나 ‘2+2회담’을 하면서 긴장을 완화시켰다.

북한은 지난해 1월 6일 4차 핵실험 직후에도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정부 성명을 냈다. 한 달여 뒤인 2월 7일 북한은 다시 장거리로켓(미사일) ‘광명성’을 발사했다.

김정은이 지난달 30일 화성-14형 발사 축하연 참석 뒤 10일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장기간 잠적 뒤 ‘큰일’을 냈던 패턴 때문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비롯해 8월 중순 시작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계기로 근접하는 항공기와 함정들을 공격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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