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드러난 '청년 버핏' 박철상, 활동 문제 없었나…금융당국 현황 파악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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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으로 드러난 ‘청년 버핏’ 박철상(33)씨의 활동에 문제가 없었는지 금융당국이 현황 파악에 나섰다.

한국거래소, 박씨 활동 사이트 모니터링 들어가 #부당 수익 올리고, 피해자 확인되면 처벌 받을 수 있어

8일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박씨가 활동하는 사이트에 대한 모니터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증권ㆍ파생상품 부정거래, 시장질서 교란 같은 주식시장 감시 기능을 맡고 있다. 현황 조사의 초점은 박씨가 자신의 허위 투자 실적을 바탕으로 주식 투자 조언을 하고 이로 인해 부당 수익과 피해자가 발생했는지다.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박씨는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박씨가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벌어들인 강연 수익 등이 문제가 없는지도 논란거리로 남았다.

가짜 주식 전문가로 인한 피해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수법만 더 교묘해지고 있다. ‘증권’ ‘스탁’ ‘무료 주식 정보’ ‘명품 주식’ 같은 수식어를 단 블로그ㆍ카페가 가짜 전문가의 주 무대다. 최근 소셜트레이딩시스템(STS)도 주식 사기의 타깃이 되고 있다.

경로는 달라도 수법은 비슷하다. 해당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수익률을 부풀려 밝히고 투자자를 유인하는 방식이다. 특정 종목을 미리 산(선취매) 다음 회원 투자자에게 ‘사면 크게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비공개 호재가 있다’는 식으로 허위 정보를 알린다. 주가가 오르면 자신은 팔고 나가는 식이다. 이후 주가 급락으로 인한 피해는 허위 정보에 속은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1)씨의 수법도 같았다. 2014년에 유사투자자문업체인 ‘미라클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최대 1000만원까지 가입비를 받고 유료 회원 수천 명을 모았다. 투자 방법, 비공개 정보를 알려준다며 자신의 블로그ㆍ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회원을 대상으로 비상장 주식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려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로 처벌받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들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 올린 주가 수익을 증명하겠다며 올린 그래픽이나 수치도 믿을 게 못된다”며 “1만%대, 1000%대 수익률을 냈다며 제시한 그래픽도 조작된 것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허위 주식 수익률을 내걸고 투자자를 고액 유료 카페ㆍ블로그로 유인하고, 해당 사이트를 통해 매수 추천을 한 다음 주가가 오르면 자신은 주식을 팔아 수익을 챙기는 운영자들이 많은데 이는 범죄”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블로그와 카페, 앱 등을 통해 운영되는 문제 사이트를 추적 중이다. 혐의점이 확인되면 금융감독당국 조사와 검ㆍ경 수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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