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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울산경찰청장 "검찰 수사권 행사는 정치 중립성 훼손"

중앙일보

입력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중앙포토]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중앙포토]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은 "막대한 권한의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수사권마저 행사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7일 말했다. 황 청장은 경찰 조직 내 대표적인 수사권 독립론자다.

황 청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전제하고 "정치적 색깔이 짙은 검찰은 수사권을 가질 자격이 없다. 경찰 역시 내부적폐를 청산하고 전문성을 높여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권이라는 막대한 권력을 지닌 검찰은 정치적 선택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미국 FBI 등 선진국들이 별도의 특별수사기구를 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청장은 또 "집회·시위의 권리와 자유가 보장될 수 있도록 경찰력 투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경찰은 우발적 상황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모든 집회·시위 현장에 과도한 경찰력을 배치해 왔다"면서 "경찰이 버스 옆에서 도시락을 먹고, 쪽잠을 자고, 근처 상가 화장실을 빌려 쓰는 일이 반복되면서 경찰의 자존감이나 신뢰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폭력이 수반되는 불법집회에는 당연히 시민 보호를 위한 경찰력을 투입한다"면서 "다만 그렇지 않은 현장에는 경찰력을 과감하게 빼 집회·시위를 보장하고, 그렇게 생긴 여유 인력으로 늘 인원이 부족한 지구대와 파출소 기능을 보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 출신인 황 청장은 1985년 경찰대 1기로 졸업해 경찰에 입문한 뒤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 경찰대학 교수부장,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등을 지냈다. 최근 인사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해 4일 울산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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