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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대원외고 이색 방과후 수업, ‘대탐사의 날’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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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궁연·송유진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수업이 끝난 후 야간자율학습을 하도록 권유한다. 대원외고 또한 수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야간자율학습을 하도록 되어있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금요일은 ‘대원 지적 탐구와 철학적 사유의 날’, 일명 ‘대탐사의 날’로 지정해 학생들이 야자 시간을 논문활동, 외국어학당 활동, 스터디 활동 시간 등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탐사의 날을 지정하며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전 학생이 특색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특색 수업이란, 교육과정 내의 획일화된 수업에서 탈피해 독특한 주제와 심화적인 내용을 다루는 수업을 말한다. 2016년도에는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되었다. 그 후 대탐사의 날을 지정하고 특색 수업 수강 대상자를 확대하면서 1, 2학년 학생들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최대 2개까지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대탐사의 날에만 수강할 수 있는 특색 수업에는 다양한 강좌가 있는데, ‘단편 소설 창작반’, ‘영화의 이해’, ‘행복이란 무엇인가?’, ‘미래 선생님을 위한 교육학 이야기’ 등이 있다.

특색 수업에 대한 대원외고 구성원의 반응은 어떨까? 특색 수업을 진행하는 두 분의 선생님과 한 명의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마이클 무어의 영화를 통한 정치·사회 문제 분석’ - 대원외고 김재홍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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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소개 부탁 드립니다.
"수업의 목표는 진보적인 성향의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가 제작한 영화를 시청하고 영화에서 다루는 여러 가지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하여 건설적인 토론을 해보는 것으로 대원외고 특색수업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해당 강좌를 열게 되신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평소에 사회 정치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영어 공부를 하다가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 내의 사회, 정치적인 문제와 우리나라 사회정치적인 문제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이를 이용한 content-based teaching, 즉, 내용을 중심으로 한 영어 교수법을 시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즉 영어를 위한 영어 수업이 아닌 사회정치적인 문제를 공부하기 위해서 영어를 덤으로 함께 활용하며 영어 공부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이 수업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이 수업의 장점은 뭔가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이 수업을 수강하고 나면 앞으로 우리나라 민주시민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 두 번째는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다양한 사회 정치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 입니다."

-특색 수업이 있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학교 정규 수업만으로는 접할 수 없는 여러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특색 수업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정규 수업 커리큘럼은 사실 오래 전 만들어져서 크게 바뀌지 않았어요. 급변하는 사회에 발 맞추기 위해서라도 특색 수업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민주 정치 발전사’ - 대원외고 백형석 선생님

-수업 소개 부탁 드립니다.
"‘대한민국 민주 정치 발전사’ 수업은 학생들이 민주 시민 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현재 정치 구조를 함께 진단하며 진행하는 수업입니다. 정확한 정치 진단을 위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루어진 정치체제 변천을 두루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하여 수업이 진행됩니다.

-해당 강좌를 열게 되신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학생들이 민주 정치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로 특정 사이트에서 알게 된 부적절한 용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근거없이 비난하는 모습을 보고,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이 수업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다양한 사진 자료와 적절한 비유를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한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단편 소설 창작반’ - 대원외고 중국어과 2학년 오주은

-현재 수강하는 특색 수업은 무엇인가요?
"‘단편소설 창작반’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매주 자신이 쓸 수 있는 만큼 소설을 써서 수요일까지 선생님의 e메일로 보냅니다. 그 후 금요일 특색 수업 시간에 선생님을 중심으로 원탁 모양으로 앉아 30분 정도 친구들의 작품을 읽은 후 학평회를 진행합니다."

-해당 수업을 수강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었나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60-80매의 단편소설을 작성하는 것 자체에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아요.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거나 제 스스로 줄거리가 헷갈려 소설에 짜임새가 떨어지는 것을 느낄 때, 심적으로 조금 힘들어요. 하지만 첫 수업시간에 작성한 창작 계획서 등을 검토하고, 더 내용을 보완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요령을 얻고 있어요(웃음).

두 번째는 처음 보는 친구들이 창작한 작품을 읽고 제 의견을 당당히 밝히는 것이 어려웠고, 또 작품에 비판적인 의견이 제시될 때 당황해서 조금 힘들었어요. 하지만 친구들의 비판을 작품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으로 여겨 지금은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고 또 학평회 도중 받는 칭찬을 통해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이 수업의 장점이 있다면.
"선생님의 강의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저 스스로가 수업의 주체가 되어 제 창작소설로 수업을 구성해 나간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워요.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국어 교과 시간에는 진행할 수 없는 문학 활동을 하는 것 또한 매력적입니다. 매주 학평회를 진행하면서 문학 비평 실력이 쑥쑥 성장하는 것도 제 스스로 느낍니다."

이처럼 국어, 수학, 영어 등의 외에도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는 다양하다. 특색 수업은 학생 스스로가 원하는 수업을 신청해 새로운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원외고의 특색 수업 같은 이색적인 수업이 확대돼 대한민국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배로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글·사진=남궁연·송유진(대원외고 2)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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