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ㆍ러마저 찬성한 유엔 대북 제재 결의 2371호, 북한 어떻게 나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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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가 6일 새벽(한국시간)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1호 표결에 중국과 러시아도 찬성표를 던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동안 화성-14형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는 식으로 북한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며 대북 추가 제재에 미온적이었다.

"총창위에 평화가 있다"는 북, 말폭탄 이어 군사적 추가 행동 나설 가능성 #고체연료 미사일, SLBM, 6차 핵실험 카드도 만지작 거릴 수 있어 #정부, 주말 북 SLBM 발사 대비 정보자산 총 투입

그러나 지난달 28일 북한이 재차 화성-14를 쏘면서 우군 역할을 했던 중ㆍ러도 대북 압박에 동참했다. 정부는 북한의 주요한 외화 수입원인 석탄 수출을 완전히 차단하는 내용 등을 담은 2371호가 북한의 외화 수입 3분의 1 가량인 10억 달러 상당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잇딴 미사일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위해 5일(미국 시간) 소집된 유엔 안보리에서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오른쪽)가 류제이 주유엔 중국 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의 잇딴 미사일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위해 5일(미국 시간) 소집된 유엔 안보리에서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오른쪽)가 류제이 주유엔 중국 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대북 제재의 강도가 높아진 만큼 북한의 반발 역시 거세질 전망이다. 북한은 그동안 대북 제재가 이어질 경우 미국 본토를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식으로 위협해왔다. 당장, 북한은 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 “미국이 핵 방망이와 제재 몽둥이를 휘드르며 우리(북한)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본토가 상상할 수 없는 불바다 속에 빠져 들게 될 것”이라며 '말폭탄'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남북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근 채, 북한이 추가로 군사적 위협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원장은 “북한은 최근 ‘우리의 총창 우(위)에 평화가 있다’는 노래를 각종 공연에서 부르고 있디"며 “중국이나 러시아가 결의안 채택에는 찬성했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하면서, 오히려 강경에는 초(超)강경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모습이 대내 결속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14 미사일을 발사하라는 친필 명령을 지난달 27일 내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밤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일대에서 화성-14를 발사했다. 오른쪽은 김정은의 친필 명령.[사진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14 미사일을 발사하라는 친필 명령을 지난달 27일 내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밤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일대에서 화성-14를 발사했다. 오른쪽은 김정은의 친필 명령.[사진 조선중앙TV 캡처]

공개활동을 중단할 경우 모종의 ‘거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화성-14형 미사일 발사 성공 축하연 이후 모습을 감춘 것도 군사적 채비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정은은 지난달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인 화성-14의 1차 발사 이후 각종 축하행사를 이끌다 같은 달 13일 이후 돌연 공개활동을 중단하고 2차 발사(28일)를 챙겼다.
 그래서 조만간 북한이 추가 미사일 발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달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인근에서 미사일 사출실험(압력으로 미사일을 공중으로 띄운뒤 엔진에 점화하는 콜드론칭)을 세 차례 진행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곳으로 잠수함들이 운항하면서 사전 점검하거나 잠수함에 미사일을 장착하는 크레인이 이동하는 등 분주한 모습도 보였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SLBM 발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발사를 강행할 수 있어 주말에도 정보자산을 총 투입해 예의주시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28일 밤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인근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달 28일 밤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인근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고체연료 미사일 발사 실험이나 모의 핵탄두 공중폭발 실험, 이달 하순 을지프리덤가디언(UFG)를 빌미로 한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 역시 북한이 내놓을 카드중 하나로 꼽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은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을 위협할 미사일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4형 미사일을 선보인 만큼 다음은 고체 연료 엔진 실험을 하거나 대기권을 진입한 탄두의 공중폭발 실험을 통해 핵과 미사일 능력을 동시에 시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 능력을 시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전직 정부 당국자는 “이전 핵개발 국가들의 전례를 보면 첫 핵실험부터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 정도면 핵무기 개발을 완성했다”며 “북한은 첫 핵실험을 2006년 실시한 뒤 11년이 됐고, 다섯 차례 실험을 통해 소형화에 근접할 정도의 기술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커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거의 완성단계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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