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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시티 그리너리 外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시티 그리너리(최성용 지음, 동아시아)=도시생태운동가가 쓴 도시 안의 자연생태계 이야기.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삭막한 도시에서도 수많은 생명을 만날 수 있다고 조목조목 설명한다. 모든 길이 포장되어 흙이 귀한 도시에서 생명을 발견하고 생명들이 사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지은이의 태도가 미덥다.


홍세화의 공부(홍세화·천정환 지음, 알마)=천정환 성균관대 국문과 교수가 ‘똘레랑스’의 지식인 홍세화에게 공부란 무엇인가 물었다. 책은 공부를 주제로 나눈 두 사람의 대담집이다. 홍세화는 답한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함께 살기 위해서라고. 가장 중요한 공부는 세상이 아니라 나를 바꾸는 공부라고.


김영란법, 김영란에게 묻다(김영란·이범준 지음, 풀빛)=현직 법조기자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만나 김영란법에 관한 모든 것을 물었다. 김영란 전 위원장이 맨 처음 생각했던 법안 이름은 ‘공직자의 사익추구 방지법’이었다. 애초의 김영란법이 막고자 했던 것은 ‘금수저들의 끼리 문화’였다고 한다.

크루즈여행 길라잡이(김종생 지음, 나눔사)=여행기획사 대표가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 내놓은 크루즈여행 입문서. 일반 해외여행보다 가격이 비싼 데도 막상 재미가 없다는 경험담은 크루즈여행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반박한다. 여행 현장에서 축적한 노하우가 생생하다.


마음을 건다(정홍수 지음, 창비)=문학평론가이자 빼어난 산문가인 저자의 짧은 글 모음집. 문학 주변의 얘기가 주를 이루지만 영화, 사람, 사회현실까지 건드린다. 저자의 글에서는 일종의 ‘심리적 결단’이라고 할만한 사유의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들이다.


반지하 앨리스(신현림 지음, 민음사)=『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같은 전작으로 유명한 시인이 10년 만에 펴낸 새 시집이다. 격문처럼 솔직하고 도발적인 작품들을 담았다. 제목의 ‘반지하’는 시인의 현재 주거 형태다. 그나마 월세라는 것. 이런 현실을 바꾸려면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초인종을 누르면(에이나트 차르파티 지음, 권지현 옮김, 씨드북)=아파트에서만 자라는 아이들은 헷갈려한다. 다른 층 집도 제 집인 줄 안다. 이런 무채색의 아파트에 활기찬 색을 입혔다. 주인공 아이가 문들을 열면 다채로운 집주인들이 나타난다. 해적부터 서커스단까지 사는 아파트는 재미없는 네모 집이 아니었다.

미운 오리 티라노(앨리슨 머리 지음, 이지민 옮김, 나린글)=미운 오리 새끼는 밉지 않았고 아름다운 백조였다. 그 특이한 알에서 오리보다 미운 동물이 나왔다면 어땠을까. 익숙한 우화를 비틀었다. 거대한 알에서 오리도 백조도 아닌 티라노가 나왔다. 완전히 다른 존재가 공동체에 스며드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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