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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때 코골이·이갈이가 문제아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밤에 잠을 잘 못자는 청소년일수록 공격적인 행동을 하고 규칙을 위반하는 '문제 행동' 경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러스트=강일구]

밤에 잠을 잘 못자는 청소년일수록 공격적인 행동을 하고 규칙을 위반하는 '문제 행동' 경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러스트=강일구]

 코골이·이갈이를 하고 잠을 충분히 못 자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문제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청소년 수면 습관과 문제 행동 상관성’ 분석 #이혜진 교수, 중고생 276명 설문조사 결과 #코골이·이갈이·선잠 습관 있는 청소년 #규칙 위반하고 공격적인 성향도 높아 #"수면 방해 요인 고치고 8~10시간 자야" #TV ,라디오 틀어놓고 자는 습관도 악영향

 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여자간호대 이혜진 교수팀이 ‘청소년 수면의 질과 문제 행동과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경기도 소재 중·고교 2곳의 재학생 2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연구에서 수면의 질과 관련된 항목으로는 수면시간·코골이·이갈이·악몽·선잠 등을 꼽았다. 문제행동의 기준으로는 청소년이 우울·불안 행동을 보이는지, 규칙위반·공격 행동·주의산만 경향을 보이는지를 평가했다. 청소년이 112개 문항에 대해 지난 6개월 동안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 스스로 평가하도록 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지호 교수가 코골이 증상이 있는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코골이는 숙면을 방해하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사진 고려대 안산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지호 교수가 코골이 증상이 있는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코골이는 숙면을 방해하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사진 고려대 안산병원]

  연구결과 수면의 질이 떨어질수록 문제행동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설문에서 수면의 질이 낮은 이유로 밤에 자주 잠에서 깨 잠을 깊이 자지 못한다고 답한 학생은 26%였다. 코골이(14%)와 악몽(11%), 이갈이(9%)하는 학생 순이었다.

 이처럼 코골이·이갈이·악몽·선잠 등으로 잠을 잘 못자는 학생들의 문제 행동 점수는 53점이었다. 별다른 문제 없이 잠을 잘 자는 청소년(46점)보다 7점 높았다. 전체 청소년의 평균 문제행동 점수는 49점이었다.

잠을 잘 못 자는 청소년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앙포토]

잠을 잘 못 자는 청소년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앙포토]

 잠이 오지 않게 하는 카페인 음료도 문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 나타났다. 지난 1주일간 카페인 음료를 3회 이상 마신 학생의 문제행동 점수는 52점으로 한 번도 마시지 않은 학생(46점)보다 높았다.

 청소년 10명 중 6명은 아침 기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문제행동점수(52점)는 아침에 별 문제 없이 잘 일어난다고 답한 학생(45점)보다 높았다. 평소 자신의 수면의 질이 나쁘다고 인식하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문제 행동 점수가 더 높았다.

 설문에서 청소년의 평균 수면 시간은 주중엔 6.7시간, 주말엔 9.2시간이었다. 이에 대해 청소년 절반 가까이는 ‘수면시간이 부족하다’(45%)고 응답했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은 청소년의 적정 수면시간을 8~10시간으로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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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진 교수는 “청소년은 수면의 질이 낮을수록 우울·걱정이 늘고 규칙위반을 잘 하며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우울 증상이 더 심해진다는 연구가 나와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국내 청소년의 10%는 TV·라디오를 틀어 놓고 자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처럼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을 찾아 수면 습관을 개선해 일정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한국디지털정책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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