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사진) 통일부 장관이 정부의 한.미 동맹 재조정 협의에 반발해온 일부 반미.진보세력에 대해 "차라리 주한미군 철수를 당당히 주장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16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 특강에서다. 이 장관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한.미 합의 결과가 불만족스럽다고 '나라를 팔아먹었다'거나 '사대매국'이라고 나를 비난하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미국에 대한) 의존에 익숙하던 분들은 '한.미 동맹을 깨려고 하느냐'고 걱정한다"며 "양쪽의 극단적 주장이 과대해져 있으며 이제 균형 잡는 사람들이 대표가 되는 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의 언급은 임명 청문회 과정에서 보수층은 물론 일부 진보 세력까지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 정부의 대응이 국제사회에 미온적으로 비춰지는 데 대한 곤혹스러움도 토로했다.
그는 "여기 계신 대사님들 속으로 참 어렵다고 하는 것이 있을 텐데 그게 바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특히 선진국 주재 대사들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를 고려해 북한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 않는 것일 뿐"이라며 "다음에 다른 정부가 들어서면 다른 전략을 택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이렇게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외교.안보 부서 인사 개입설과 관련해선 "내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능력과 조직의 안정성 때문에 승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50분간 이뤄진 강연에는 100여 명의 대사와 일부 외교부 간부가 참석했다.
이영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