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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열대야 날리는 ‘물과 빛’의 향연… ‘국가정원’ 순천만서 펼쳐지는 ‘물빛축제’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9일 오후 8시30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 경쾌한 팝 음악과 함께 60여 개의 물줄기가 솟아오르자 “와” 하는 탄성이 터졌다. 국가정원 내 '순천만호수정원'에서 매일 저녁 열리는 ‘워터 라이팅 쇼’의 이날 첫 공연이 시작된 것이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관광객과 시민들은 웅장한 음악과 조명을 배경으로 한 디지털 분수와 레이저빔이 어우러진 경관을 찍기 위해 연신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호수정원에 설치된 전구 150만 개가 빚어내는 불빛들은 잔잔한 호수의 수면에 반사돼 현란한 야경을 연출했다. 정원 곳곳에선 아이들과 연인들이 한여름 밤의 무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사진을 찍었다.

8월 31일까지 매일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가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8월 31일까지 매일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가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정원이 여름철을 맞아 물과 빛·음악이 어우러진 ‘물빛의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경쾌한 음악과 분수·조명을 활용해 시원함을 연출하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를 통해서다.

순천만정원, 물과 빛·음악 어우러진 ‘물빛정원’으로 변신 #‘한여름밤 물빛축제’ 주제로 매일 3차례 ‘워터 라이팅쇼' #LED 150만개와 디지털 분수 맞물린 야경에 "환상" 탄성 #화려한 '빛터널'과 '빛정원'·가면무도회 등 탐방객 '북적' #순천만정원, '세계5대 연안습지' 순천만 지키는 '호위무사' #5㎞ 거리 순천만 사이에 축구장 155개 인공정원 만들어

올해 처음 열리는 물빛축제는 8월 31일까지 매일 오후 6시부터 순천만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워터 라이팅 쇼’와 ‘빛터널’ ‘빛정원’ 등이 설치된 호수정원에 앉아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며 무더위를 날리는 이벤트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물빛축제가 시작된 후 축구장(7140㎡) 155개 크기의 순천만정원은 해가 저물면 물과 빛이 가득한 거대한 축제장으로 변한다. 여름 정원의 푸르름을 뽐냈던 한낮과는 전혀 다른 야경이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정원 곳곳을 형형색색의 LED 전구로 장식한 조명과 경쾌한 음악이 어우러진 분위기도 탐방객들을 순천만정원으로 이끄는 요인이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하루 세 차례 진행되는 ‘워터 라이팅 쇼’는 물빛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웅장한 디지털 분수와 LED 조명, 레이저 쇼, 불꽃놀이 등이 결합돼 여름밤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탐방객들은 호수 속에서 춤을 추듯 솟아오르는 분수를 바라보며 탄성을 쏟아낸다. 매일 오후 8시30분과 9시, 9시30분에 각 15분씩 진행되는 쇼가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 관광객이 찾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김진희(32·여·전남 여수시)씨는 “현란한 워터 라이팅 공연과 호수정원 곳곳에 조성된 빛터널들을 걷다보면 커다란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순천만정원 내 프랑스정원에서 열리는 ‘가면무도회’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저마다 개성 넘치는 의상에 가면을 쓰고 춤과 음악을 즐기려는 이벤트 참가자와 관람객들이 북적인다. 오는 12일과 13일 오후에는 순천만정원 내 잔디마당에서 'DJ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기간 동안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가면무도회 모습. [사진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기간 동안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가면무도회 모습. [사진 순천시]

순천만정원 입장객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물놀이시설도 인기다. 관광객들은 8월 말까지 운영되는 동문과 서문 양 구역의 입구에 있는 물놀이시설에서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동문 실내정원 옆에 설치된 풀장과 꿈틀정원에서 ‘워터 터널’과 ‘워터 드롭’ 등을 즐길 수 있다. 서문 쪽의 국제습지센터에는 바닥분수와 에어바운스를 설치해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도록 했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동문 쪽 미니풀장과 꿈틀정원은 오는 31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이곳 물놀이장에는 이용객을 위한 그늘막과 평상, 탈의실 등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서문 국제습지센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원래 순천만정원은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지키기 위해 탄생한 생태 조형물이다. 111만2000㎡의 면적 안에 나무 83만7000그루와 꽃 413만 송이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인공정원을 만들었다. 5㎞ 가량 떨어진 순천만의 환경훼손을 막기 위해 순천의 도심 외곽을 꽃과 나무로 차단한 것이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생태계의 보고(寶庫)인 순천만은 22.4㎢의 갯벌과 5.6㎢의 갈대 군락지에 220여 종의 조류와 120종의 식물이 함께 살아간다.
1000마리가 넘는 두루미들의 군무와 갯벌을 오가는 짱뚱어와 게·꼬막 등이 공존하고 있다.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찾아온 흑두루미. [사진 순천시]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찾아온 흑두루미. [사진 순천시]

이곳은 2006년 국내 최초로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면서 환경훼손 문제로 몸살을 앓아왔다. 세계적인 연안습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년 관광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런 탐방객 급증에 따른 자동차 매연과 소음·개발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만든 도심과의 완충지역이 순천만정원이다.

갯벌과 갈대 군락지에 220여 종의 조류와 120여 종의 식물이 공존하는 순천만. [사진 순천시]

갯벌과 갈대 군락지에 220여 종의 조류와 120여 종의 식물이 공존하는 순천만. [사진 순천시]

정부는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를 보존하려는 노력을 인정해 2015년 9월 5일 이곳을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했다. 생태공간인 순천만과 연계한 정원문화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낸 것도 국가정원 지정에 한 몫을 했다.

정부가 국립공원 처럼 정원의 관리비용 등을 직접 지원하는 국가정원은 현재까지 순천만정원이 유일하다. 도심 팽창을 막아 생태의 보고를 지키겠다는 노력이 국내 자연생태의 역사를 새로 쓰게 한 것이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장영휴 순천만관리센터소장은 "국가가 관리하는 자연유산에 정원이 포함된 것은 순천만정원이 처음"이라며 "옛부터 왕족이나 귀족의 사유지라는 인식이 강했던 정원이 국민들의 공간으로 공인받은 첫 사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2013년 4월 국내 첫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려 국내외에서 440만여 명이 다녀갔다. 순천만정원 안에 꾸며진 58개의 테마정원에는 지구촌 곳곳의 특색 있는 정원들의 모습을 담아 큰 호응을 얻었다.

8월 31일까지 매일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가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8월 31일까지 매일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가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탐방객들은 당시 정원박람회장과 인근 순천만생태공원을 오가며 '정원문화'와 생태의 중요성을 체험했다. 아울러 기존 정원박람회장은 순천만정원이라는 생태관광지로 영구개장되면서 박람회장의 사후 활용을 둘러싼 고민에서도 일찌감치 벗어났다.

순천만정원은 올해 물빛축제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18일 입장객 300만 명을 돌파했다. 순천시는 지난해 543만 명이 입장한 순천만정원에 올해는 580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조충훈 순천시장은 “꽃과 나무만으로 꾸며진 단순한 정원을 넘어 특별한 여름밤의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정원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데 축제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순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한여름 밤의 물빛축제’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 위치도. 네이버 지도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 위치도. 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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