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햇볕정책 효용 떨어져, 대북정책 제3의길 가야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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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대화에 방점을 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ㆍ포용정책을 계승했지만, 지금은 중대한 상황 변화가 생겨 기존의 대화ㆍ제재 병행론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화와 제재 병행 답습, 대화 시동 못 걸어" #"문 대통령, 베를린 구상 허상으로 나타나" #"사드 오락가락해선 미국 신뢰 못 얻어"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의 고장 난 레코드판 돌리듯 대화와 제재 병행을 답습해서는 대화의 시동 걸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당은 햇볕정책 계승 등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뜻을 같이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박 위원장도 김대중 정부 시절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베를린 구상이 국민 앞에 허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이 이렇게 대응하면 안보도 평화도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북한도 한반도 비핵화에 동의했기 때문에 대화와 협상이 가능할 수 있지만, 지금은 북한이 미국과 한국 비핵화 대화 요청 응하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전략 구상과 대북적 해법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위원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ㆍTHAAD)체계 배치 등 한미 동맹에 방점을 찍었다. 박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주도하는 (한반도) 자동차의 운전석 옆자리에 누구를 태울지를 정해야 한다”며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미국과 함께 풀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사드 배치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문 대통령의 태도로는 미국의 신뢰 얻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를 거부하는 것을 넘어 문재인 정부 자체를 부정하고 무시하는 정신 나간 자세”라며 “강력히 규탄하며 맹성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남북 관계의 중요 변화가 발생한 현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조만간 햇볕정책 3.0, 다시 말해 대북 정책의 새로운 제3의 길을 제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지난 6월 ‘한반도 평화기획단’을 만들어 ‘햇볕정책 3.0’을 마련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국민의당 필요한 정당인가?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정치의 재구성 '국민의당 필요한 정당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7.27 srbaek@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향후 국민의당이 취한 대북 정책 기조를 놓고 갈등이 분출할 가능성도 있다.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정동영 의원은 햇볕정책 옹호론자다. 정 의원은 지난 2월 북한의 김정남 피살 등 급변하는 안보 상황을 이유로 국민의당 원내지도부가 사드 배치 반대 당론 변경을 시도하자 제동을 걸었다. 국민의당 사드 배치 반대 당론은 결국 대선이 한창이던 4월 중순이 지나서야 바꿀 수 있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