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김범수 완투승 율곡, 동산 꺾고 16강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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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고 투수 김범수

율곡고 투수 김범수

'작은 고추'가 매웠다. 파주 율곡고가 지난해 우승팀 동산고를 꺾고 대통령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율곡고 대통령배 2회전서 디펜딩 챔피언 동산에 6-5승 #선발투수 김범수, 9이닝 9피안타 5실점 완투승

율곡고는 3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2회전에서 동산고를 6-5로 이겼다. 율곡고 1번타자 김다운은 4-4로 맞선 6회 말 1사 2루에서 1타점 결승 3루타를 때리는 등 5타수 2안타(3루타 2개)·1타점·3득점으로 활약했다. 2013년 11월 창단한 율곡고는 네 번째 출전만에 대통령배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율곡고 에이스인 우완 김범수(18)의 역투가 빛났다. 김범수는 9회까지 38명의 타자를 상대해 안타 9개를 내줬다. 그러나 볼넷 1개만 내주는 등 제구력을 바탕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8회까지 투구수는 111개. 6-5로 앞선 9회 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범수는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완투승을 따냈다. 대회 2연패(連覇)에 도전했던 동산고는 4회 말 수비에서 어설픈 수비 2개가 나오면서 다크호스 율곡고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김범수는 완투 능력이 뛰어나다.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선 평균 7.5이닝을 던졌다. 전반기 왕중왕전에선 김해고를 상대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문용수 율곡고 감독은 "완급 조절 능력이 뛰어나 마지막까지 맡겼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마지막까지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고 웃었다. 김범수는 '베이징 키즈'다. 베이징 키즈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TV로 보며 야구를 시작한 1999~2001년생들을 말한다. 김범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베이징 올림픽을 보면서 야구를 시작했다. 그 전에는 야구장에 가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김범수의 프로필 신체조건은 키 1m77㎝, 체중 80㎏이다. 신발을 벗고 잰 키는 1m75㎝. 그러나 최고 시속 145㎞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슬라이더, 커브 제구도 안정적이다. 고등학교에 와서 송현우 투수코치로부터 배운 스플리터도 눈에 띈다. 김범수의 꿈은 율곡고 출신 1호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다. 변수는 체격이다. 한 프로구단 스카우트는 "공도 잘 던지고, 운영 능력도 좋다. 다만 키가 작은 것이 아쉽다"이라고 말했다. 김범수는 "LG 김지용(1m77㎝) 선배를 좋아한다. 선배님처럼 빠르고 강한 공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율곡고는 창단 이후 꾸준히 저력을 키워왔다. 문용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는 3년째를 맞은 올해는 팀 전력이 무르익었다. 주말리그 전반기 준우승, 후반기 우승을 차지했고, 왕중왕전에서도 전·후반기 모두 16강까지 올랐다. 이번 대통령배에서도 첫 경기에서 동산고를 잡는 저력을 발휘했다. 문용수 감독은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이라 선수들이 조금 긴장했다. 그러나 집중력은 어느 팀에게 뒤지지 않는다.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문 감독은 "이번 대회 목표는 창단 후 첫 전국대회 4강 진입"이라고 밝혔다. 율곡고는 2일 열리는 16강에서 정읍 인상고와 맞붙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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