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따라 항공기·물류센터 기웃…섣부른 투자 피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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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호 18면

대체투자에 몰리는 개미들

지난해부터 재테크 시장에서 대체투자(AI)가 주목받고 있다. 대체투자는 주식·채권 같은 전통적 투자에서 벗어나 부동산·원자재·항공기·사회간접자본(SOC) 등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체투자펀드의 전체 자산은 135조원(공모·사모펀드 포함)을 넘어섰다. 부동산펀드와 선박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를 합친 금액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이상 불어났고 이미 주식형펀드 규모(약 81조원)를 넘어섰다.

그동안 연기금의 미래 먹거리였던 대체투자시장에 증권사가 적극 뛰어들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증권사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부동산이다.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 규모도 3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80조원에 이른다. 투자처는 사무용 빌딩을 비롯해 호텔·물류센터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이 베스타자산운용과 함께 영국 레스티셔의 아마존 물류센터를 2000억원에 매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영국 물류 업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려 눈길을 끌었다.

증권사는 항공기와 에너지 투자에도 관심이 높다. 항공기 투자는 사모펀드를 조성해 항공기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에 투자하거나 대출하는 방식이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5월 싱가포르항공이 운항 중인 에어버스 A330-300를 중국 리스사에게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투자자는 4년간의 운용기간 동안 리스료(임대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챙긴다.

개인 투자자들도 대체투자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는 매진 행진이다. 지난 3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미래에셋맵스호주부동산2호’는 출시 이틀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호주 캔버라의 약 2800억원 규모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펀드다. 특히 호주 교육부가 2025년까지 장기간 임차하기로 계약됐다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의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의 대체투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특히 부동산 펀드는 폐쇄형으로 중간에 환불할 수 없는 데다 임대수익률이 하락하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교육컨설팅사인 웰스에듀 조재영 부사장역시 “대체투자는 항공기·빌딩 등 특정 실물자산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글로벌인프라펀드처럼 투자대상과 지역을 분산 투자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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