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46호 심정수는 침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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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잠실구장이 정확하게 반으로 갈렸다. 1, 3루 쪽 관중이 서로 다른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삼성이 4-0으로 앞선 4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홈런 선두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이때 LG의 왼손투수 서승화가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짜릿한 전율이 구장 전체로 퍼져 나갔다. 지난 16일 두 선수는 대구에서 주먹다짐을 했던 사이다. 6일 만에 잠실에서 다시 만난 두 선수는 경기 전 팬들 앞에서 화해의 악수를 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장외 대결'일 뿐이었다.

야구장을 달군 함성소리는 마치 두 선수의 거친 심장 소리를 듣는 듯했다. 초구 바깥쪽 직구는 볼이었다. 둘째 바깥쪽 슬라이더에 이승엽의 방망이는 움찔했다. 스트라이크. 서승화는 이후 계속 바깥쪽을 공략했다. 결국 이승엽과의 대결은 2-3 풀카운트로 이어졌다.

그리고-.

서승화의 여섯번째 공이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왼손 투수의 1백46㎞짜리 직구는 좌타자 이승엽에게 녹록한 공은 분명 아니었다. 역시 이승엽의 심장이 더 컸다. 그대로 받아친 공은 잠실구장 정중앙을 정확하게 갈랐다. 1백35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올시즌 처음으로 4경기 연속 홈런의 상승 곡선을 그으며 시즌 46호 홈런을 기록해 심정수(현대.43개)와의 홈런 레이스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 이승엽은 이날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타점에서도 1백15타점으로 심정수와 공동선두를 이뤘다.

삼성은 이승엽의 홈런으로 일찌감치 승세를 굳혀 10-2로 이겼다.

이태일.김종문 기자

22일 전적

◇잠실

삼 성 211 300 111│10

L G 000 000 020│2

(승) 배영수(9승5패) (패) 김광수(4승6패1세) (홈) 이승엽○46(4회3점.삼성), 조인성⑭(8회2점.LG)

◇문학

롯 데 000 000 000│0

S K 002 000 00×│2

박지철, 가득염(7), 이정훈(8):조진호, 김정수(7), 조웅천(8)

(승) 조진호(4승4패) (세) 조웅천(5승5패26세) (패) 박지철(5승5패) (홈) 이진영○16(3회2점.SK)

◇광주<기아 5승11패>

현 대 010 000 000│1

기 아 000 100 10×│2

전준호, 조규제(6), 권준헌(7), 이상열(8), 신철인(8):리오스

(승) 리오스(9승10패) (패) 권준헌(7승2패9세) (홈) 전근표⑦(2회1점.현대), 장성호⑬(7회1점.기아)

◇대전<두산 8승7패>

두 산 000 110 010│3

한 화 100 000 001│2

이경필, 차명주(6), 이재영(6), 이혜천(8), 구자운(8):정민철, 송진우(8), 마정길(9), 박정진(9)

(승) 이경필(6승10패) (세) 구자운(4승7패12세) (패) 정민철(10승8패) (홈) 안경현⑦(8회1점.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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