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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4개월 대전제일고, 대통령배 데뷔전 승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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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제일고 우진혁

대전제일고 우진혁

창단 4개월차 대전제일고가 대통령배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올해 4월 창단, 대통령배서 첫 전국대회 출전 #백진규 2타점 결승타, 부산공고에 2-1 역전승 #우진혁은 9이닝 4피안타 무실점 대회 첫 완투

대전제일고는 2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케이토토·하이원리조트 협찬) 1회전에서 부산공고에 2-1로 승리했다. 대전제일고는 2회전에서 부산 개성고와 맞붙는다.

부산공고는 오른손투수 양종윤, 제일고는 우완 우진혁을 선발로 내세웠다. 두 투수는 3회까지 나란히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균형은 4회 말 깨졌다. 부산공고는 4번타자 정유진의 3루타와 김기환의 내야 땅볼로 선제점을 얻었다. 6회와 7회 무사 1, 2루 찬스를 놓친 제일고는 8회 초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최정혁이 부산공고 두 번째 투수 김도현과 11구 승부를 펼친 끝에 2루타를 때려 포문을 열었다. 2사 3루에서 몸맞는 공으로 걸어나간 이남규가 몸맞는공으로 나간 뒤 도루를 성공해 주자는 2사 2, 3루. 7번타자 백진규는 3구째를 받아쳐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2학년 우진혁은 9이닝 동안 4피안타·3볼넷·6탈삼진·1실점하고 대회 첫 완투승의 주인공이 됐다. 직구는 최고 시속 130㎞대에 머물렀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등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제구력이 돋보였다. 우진혁은 남들보다 늦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우진혁은 "2009년 프로야구 KIA가 우승한 것을 보고 야구선수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 변화구는 자신있다. 아직 부족하지만 프로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제일고는 올해 4월 창단한 신생팀이다. 그동안 대전 지역엔 대성고가 73년에 해체된 뒤 대전고가 유일한 팀이었다. 그러던 차에 제일고가 고교야구 74번째 팀으로 창단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일고의 상황은 열악하다. 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해 특기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도 18명으로 출전했다. 그나마도 3학년은 4명이고, 절반이 넘는 10명이 1학년이다. 우진혁 역시 좀 더 경기에 많이 뛰고 싶어 상우고에서 제일고로 전학한 케이스다. 그러나 전국대회 데뷔전인 이번 대통령배에서 1회전을 통과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7년 간 노력한 끝에 팀을 창단한 구대진(50) 감독의 표정도 밝았다. 구 감독은 프로야구 쌍방울 출신으로 한화 레전드 구대성(48)의 친형이기도 하다. 구대진-대성 형제는 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로 1군에서 함께 뛴 투수 형제였다. 학교 운동장을 쓰기 어려워 구 감독이 직접 버스를 운전해 학생들을 태우고 훈련을 다니고 있다. "전학을 오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있지만 인가를 받지 못해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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