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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 펀드엔 조정기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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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주식시장이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주식형 펀드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주가가 떨어질 때를 펀드에 새로 가입하거나 추가로 투자할 좋은 기회로 활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증시의 장기 전망을 밝게 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펀드 판매가 꾸준히 늘면서 1000억원 이상을 운용하는 대형 펀드도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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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형 펀드 인기 여전=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43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자산운용협회 집계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한주 동안 2262억원 늘어나면서 10조3496억원으로 불어났다. 수탁액이 하루 평균 452억원씩 늘어난 것이다. 이는 올해 일 평균 수탁 증가액인 340억원을 훌쩍 웃도는 것이고 전주(7~11일)의 412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특히 주가 지수가 26포인트나 급락(15일)한 직후인 17일 하루 동안 수탁액이 1279억원 증가해 올 들어 두번째 큰 폭으로 늘어났다. 펀드에 가입한 다음날부터 투자금이 수탁액으로 잡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15일 주가 급락을 투자 기회로 삼아 16일 무더기로 가입을 한 것이다.

올 들어 가장 큰 폭(2024억원)으로 수탁액이 늘어난 지난달 24일도 주가지수가 1000 돌파를 앞두고 960~970선에서 숨고르기를 하던 때였다.

한투증권 조한조 책임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주가가 조정을 받는 시기를 적극 활용한 것"이라며 "채권 비중이 큰 혼합형 펀드보다는 주식형 펀드를 선호하는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더 강해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 대형 펀드 급증=최근 한 달간 설정액이 1000억원 이상인 대형 주식형 펀드는 13개에서 19개로 늘어났다. 지난주에도 한 개(세이고배당주식형)가 증가했다.

신한BNP파리바 운용의 '프레스티지 고배당 주식1'과 '봉쥬르 차이나 주식1'이 나란히 대형펀드 대열에 새로 합류했다. 또 꾸준한 고수익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투운용의 'TAMS 거꾸로 주식A-1'도 수탁액이 1100억원을 넘어섰다. KB운용의 'KB스타 업종대표주 적립식'과 미래에셋의 '아시아.퍼시픽 스타주식'도 새로 이름을 올렸다.

펀드의 운용 규모가 커지면 분산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지도 커져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또 대형펀드가 늘어나면 국내 기관투자가가 외국인 투자자에 끌려다니는 경향도 줄어들 수 있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상품에 돈을 묻어두고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인기 상품에는 단기간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주가 등락에 관계없이 펀드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개인 투자자가 주식형을 포함한 전체 펀드에 투자한 자금이 1월말 현재 33조원이지만 투자상품 다양화, 퇴직연금제도 도입 등으로 2010년 270조원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강혁 투자정보파트장은 "최근 수탁액 증가는 만기가 긴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 인기가 주요 원인"이라며 "장기 투자 자금 위주이기 때문에 주가가 내리더라도 펀드 수탁액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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