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온도 급상승에 천수만 양식장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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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해 8월 이완섭 서산시장(왼쪽부터 일곱째)이 폭염 피해를 입은 충남 천수만 가두리 양식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서산시

지난해 8월 이완섭 서산시장(왼쪽부터 일곱째)이 폭염 피해를 입은 충남 천수만 가두리 양식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서산시

폭염이 지속하면서 해수 온도가 상승, 가두리 양식장이 밀집한 충남 서해안 천수만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에 이어 막대한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폭염에 평균 수온 26.6도까지 올라 #양식 어류 수온 민감해 폐사 우려도 #충남도, 현장지도 등 대책반 가동

25일 충남도에 따르면 천수만 창리앞바다 평균 수온은 지난 1일 23.5도에서 20일 26.6도로 크게 상승했다. 고수온 피해 발생 경계선인 해수 온도 26도를 넘은 것은 2013년과 비교할 때 6일, 지난해보다 3일가량 빠른 것이다.

해수 온도 1도 상승은 육지 온도 10도 상승과 비슷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두리에서 양식하는 어류는 대부분 온대성이어서 수온이 높아지면 대사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급속한 수온 상승에다 작은 충격만 가해져도 떼죽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천수만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2013년 고수온으로 500만 마리 가까운 물고기가 폐사하면서 53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377여만 마리가 폭염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떼죽음을 당해 50억원의 피해를 가져왔다.

지난달 말 기준 천수만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112개 어가에서 836만8000마리의 물고기를 양식하고 있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폐사한 조피볼락(우럭). [사진 서산시]

해수 온도 상승으로 폐사한 조피볼락(우럭). [사진 서산시]

해수 온도가 급상승하자 충남도는 비상근무대책반 가동에 들어갔다. 비상대책반은 양식장 사료와 사육밀도 조절, 영양제 투여 등 어류의 고수온 적응력 강화를 위한 홍보활동에 전념할 방침이다. 어민들이 차광막과 산소 폭기, 수중 해수 유통 작업 등 대책 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지도에도 나서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어업인들이 고수온 현상에 잘 대처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료공급을 중단하고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선별·수송·출하 등의 작업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바닷물 소통이 원활하도록 조절하고 저층수와 표층수를 섞어 수온을 낮춰야 한다고도 했다.

충남도 임민호 수산자원과장은 “천수만에서 양식 중인 조피볼락(우럭)은 평균 28도 이상 수온이 일주일가량 지속하면 폐사가 시작된다”며 “행정 지원도 중요하지만, 바다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어업인들의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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