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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일보 “지위 막론하고 기율 어기면 처벌” …쑨정차이 부패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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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정차이. [EPA=연합뉴스]

쑨정차이. [EPA=연합뉴스]

“아무리 지위가 높고 자질이 뛰어나고 큰 공헌을 했더라도 기율과 국법을 어기면 엄중히 추궁하고 가혹하게 처벌할 것이다.”

1면에 '철의 기율로 엄정한 당 통치' 사설 게재 #저우융캉 등 부패로 낙마한 거물들도 열거 #"누구도 법과 기율을 우습게 봐선 안돼" 강조 #

중대한 규율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인 쑨정차이(孫政才·53) 전 충칭(重慶)시 서기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5일자 1면에 관련 논평을 싣고 그의 낙마 이유가 부패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철의 기율로 엄정한 당 통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쑨정차이 동지에 대한 조사 결정은 당의 기율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누구도 요행을 원해선 안되며 누구도 법과 기율을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중앙기율위의 쑨정차이 기율위반 발표문. [중앙기율위 캡처]

중국 중앙기율위의 쑨정차이 기율위반 발표문. [중앙기율위 캡처]

사설은 저우융캉(周永康)·보시라이(薄熙來)·쉬차이허우(徐才厚)·궈보슝(郭伯雄)·링지화(令計劃)·쑤룽(蘇榮) 등 시진핑(習近平) 주석 취임 이후 낙마한 거물급 부패 사범을 열거하며 “우리 당에는 기율에 속박되지 않는 어떤 특수 조직도 특수 당원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반(反)부패 척결은 영원히 진행형”이라며 “사상·정치·행동에 있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과 고도의 일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해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당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반대 세력이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인민일보를 제외한 신경보 등 대부분의 대중 매체가 중앙기율위의 한 줄 발표문과 쑨정차이 전 서기의 이력만을 주요 면에 보도한 것과 달리 환구시보는 쑨정차이 관련 사설을 게재했다.

환구시보는 “중앙순시조의 2013년 충칭 순시와 2016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재순시’에서 중대한 문제를 이미 지적했기 때문에 쑨정차이 조사 소식을 여론이 의외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쑨정차이 낙마가 예견됐던 일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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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반 대중의 고발은 다모클레스의 칼”이라고 지적해 무기명 투서가 고위직 낙마에 자주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모클레스의 칼’은 기원전 4세기 시칠리아의 왕 디오니시오스와 신하 다모클레스의 일화에서 유래했다. 디오니시오스가 왕의 권력과 부를 부러워하는 다모클레스를 초대해 한 올의 실에 매단 칼 아래의 의자에 앉혀 권력자의 운명이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데서 유래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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