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의 ‘러시아 스캔들’에 미 법무장관까지 핵으로 떠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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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러시아 스캔들’에 미 법무장관까지 핵으로 떠올랐다.

대선 당시 주미 러 대사 만나 중요 정보 건넨 의혹 WP 보도 # “만난 건 사실이나 일상적 얘기 나눠” 해명 # #

워싱턴포스트(WP)는 전현직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이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에 정책 등 중요한 정보를 건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슬략 대사가 세션스 당시 트럼프 캠프 외교정책 고문과의 만남을 상부에 보고했고, 이를 미 정보기관이 감청하면서 이 둘의 대화 내용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은 스스로 러시아 스캔들과 거리를 두려하고 있지만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사진 CNN 홈페이지]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은 스스로 러시아 스캔들과 거리를 두려하고 있지만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사진 CNN 홈페이지]

세션스 장관과 키슬략 대사가 대선 당시 수차례 만났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다. 하지만 대러 정책과 같은 중요한 정보가 논의됐다는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었다. WP는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세션스와 키슬략이 실질적인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러시아 관련 이슈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러 관계 전망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세션스 장관은 대선 기간 동안 키슬략 대사와 만났지만 일상적인 이야기만을 잠깐 나눴을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외교정책을 발표하기 직전 세션스가 키슬략 대사를 만났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세션스 장관은 이를 부인했다. 그는 인준 청문회에서 러시아 대사와 만났다는 사실을 거론하지 않아 현재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와 거리를 두고 있다.

세르게이 키슬락 주미 러시아 대사(큰 사진)가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들과 지난 대선 당시 모종의 정보를 교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왼쪽 위부터 트럼프 대통령,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카터 페이지 전 트럼프 캠프 외교고문,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워싱턴 포스크 캡쳐]

세르게이 키슬락 주미 러시아 대사(큰 사진)가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들과 지난 대선 당시 모종의 정보를 교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왼쪽 위부터 트럼프 대통령,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카터 페이지 전 트럼프 캠프 외교고문,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워싱턴 포스크 캡쳐]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최근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수사에서 빠져나갈 줄 몰랐다”며 “이를 알았다면 그를 법무장관으로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션스 장관은 상원의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으며 지난 대선 때 대선 캠페인을 함께 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6월 뉴욕에 있는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 측 인사들과 만난 게 드러나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타격을 가할 정보를 얻기 위해 러시아 정부 측 변호사인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참석자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는 러시아 부동산 재벌 아라스 아갈라로프 회장의 측근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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