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중국적 논란속, 결국 호적등본까지 깐 일본 야당 대표

중앙일보

입력

이중국적 논란에 시달려온 일본 제1야당 민진당의 렌호(蓮舫) 대표가 결국 18일 호적등본 등 관련자료를 공개했다.
공개한 자료들은 그가 지난해 대만 국적을 포기했고, 일본 국적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내용이었다. NHK에 따르면 그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서류는 지난해 9월 13일부로 대만 당국에서 교부받은 ‘국적 상실 허가서’, 지난해 10월 7일 '일본 국적 선택'을 선언했다는 내용이 기재된 호적 등본의 사본 일부였다.

이중국적 논란을 빚은 일본 제1야당 민진당의 렌호(蓮舫) 대표가 18일 도쿄도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자신의 호적등본 등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도쿄 교도=연합뉴스]

이중국적 논란을 빚은 일본 제1야당 민진당의 렌호(蓮舫) 대표가 18일 도쿄도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자신의 호적등본 등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도쿄 교도=연합뉴스]

그동안 그의 호적 등본 공개여부는 일본 사회와 정치권의 핫 이슈중 하나였다.
렌호 대표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 이나다 도모미(稲田朋美) 방위상 등과 함께 최근 일본에서 주목받는 스타급 여성 정치인이다. 대만 국적의 부친과 일본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그에 대해선 지난해 9월 대표 경선을 앞두고 ‘네트 우익’으로 불리는 이들을 중심으로 인터넷상에서 ‘이중국적’논란이 본격화 됐다.
랜호 자신의 오락가락 해명도 논란을 키웠다.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당초 “난 태어난 시간부터 일본인”이라고만 주장했다. 이후 언론사들의 추적이 시작되자 “대만 국적이 함께 남아있었지만, 기억이 부정확해 알지 못했다”는 식으로 다른 말을 했다.  이후 그가 이날 공개한대로 대만 국적 포기 절차를 밟았고, 민진당 대표에 선출된 뒤엔 “대만국적을 버리고 일본 국적을 선택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2일 도쿄도 선거에서 민진당이 5석을 얻는데 그치며 망신을 당하자 이중국적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그리고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국적을 증명할 수 있는 호적 정보를 18일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이후 논란은 더 뜨거워졌다.
“이번 기회에 털고 가지 않으면 내년 중의원 선거에서도 화근이 될 것”이라는 공개 찬성론과, “정당의 대표가 가장 사적인 분야에 속하는 호적을, 그것도 강요에 의해 공개하는 건 차별주의자들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는 것”이란 반대론이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결국 렌호는 '공개'를 택했다.

대만인 부친과 일본인 모친 둔 여성 정치인 렌호 #논란속에 '대만 국적 포기서'와 호적 등본 공개 #"호적 등본 공개하는 것은 내가 마지막이기를"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런 자료를 공개하는 건 내가 마지막이고 싶다"며 "(보통의) 일본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다르지 않다는 걸 호적으로 증명하라'고 강요하지 않는 사회, 다양성을 인정하는 공생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