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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재규어 전기차 내년 한국 상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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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전기차 시장의 세대교체가 본격 시작했다. 테슬라와 같은 기존 전기차가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실용성을 내세웠다면, 최근 등장하는 전기차는 슈퍼카 뺨치는 성능을 자랑한다.

영국의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는 12일 “고성능 전기차 I-PACE(사진) 상용화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며 “내년엔 한국을 비롯한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I-PACE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2세대 전기차 ‘I-PACE’ 곧 상용화 #1회 충전해 500㎞ 주행, 제로백 4초 #테슬라 ‘모델S 90D’ 보다 스펙 강력

주목할 부분은 I-PACE의 성능이다. 최고출력(400마력)·최대토크(71.4㎞·m)의 동력성능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4초에 불과하다. 특히 90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유럽기준) 갈 수 있다.

이는 고성능·고급 전기차를 표방한 테슬라모터스의 모델S 90D를 뛰어넘는 성능이다. 지난달 20일 국내 시장에서 공식 출시한 모델S 90D의 최대토크(66㎞·m)와 제로백(4.4초), 최대주행거리(473㎞)는 I-PACE보다 한 수 아래다. 최고출력(417마력)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성능에서 I-PACE는 모델S를 능가한다.

재규어는 이미 3월 런던올림픽파크 인근 도로에서 I-PACE 주행에 성공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지난해 10월 제주 전시장을 기반으로 전기차 국내 판매를 위한 자체 준비를 완료한 상황이다. 슈퍼카에 버금가는 성능의 전기차를 내년부터는 국내 도로에서 또 보게 되는 셈이다.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성능 면에서 2세대 전기차는 BMW i3나 닛산 리프, 한국GM의 볼트EV 등 현재 도로를 돌아다니는 1세대 전기차와 명확히 구별된다. 1세대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이 작고 친환경차 열풍이 불며 등장해서 성능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두고 등장했다. 때문에 차체가 작거나 저렴한 비용에 방점을 두고 개발한 경우가 많았다.

2세대 전기차는 다르다. 슈퍼카 버금가는 성능을 자랑한다. 전기차는 엔진이 탑재된 내연기관차와 달리 모터가 직접 전기차 바퀴를 구동한다. 엔진이 없어 초기 가속 능력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우수하다.

예컨대 내연기관 슈퍼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는 제로백이 2.9초다. 내연기관 차량이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기록이었다. 하지만 2세대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아벤타도르의 가속성능은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다. 미국 전기차 기업 패러데이퓨처가 CES 2017에 공개한 양산 전기차 FF91은 제로백이 2.39초에 불과하다.

LG화학·삼성SDI 등 한국 기업에게 배터리를 공급받는 미국 루시드모터스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루시드에어도 제로백이 2.5초다. 중국 벤처기업 넥스트EV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전기차 ‘NIO EP9’의 제로백(2.7초)도 역시 아벤타도르보다 빠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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