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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우산, 한 시간이면 뚝딱 무료로 고쳐드려요“

중앙일보

입력

서울 동작구의 우산무상수리센터는 요즘과 같은 장마철엔 더욱 바빠진다. 10일 오전에만 망가진 우산 20개가 이 곳에 맡겨졌다. 사진 동작구청]  

서울 동작구의 우산무상수리센터는 요즘과 같은 장마철엔 더욱 바빠진다. 10일 오전에만 망가진 우산 20개가 이 곳에 맡겨졌다. 사진 동작구청]  

망가진 우산을 무료로 수리해주는 곳이 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 중소기업창업지원센터 1층에 있는 ‘우산무상수리센터’다. 이 곳의 ‘성수기’는 요즘 같은 장마철이다. 서울에 폭우가 내린 10일 오전에는 20개의 망가진 우산이 주인의 손을 떠나 센터에 맡겨졌다.

장마에 바빠진 동작구 우산무상수리센터 #2014년부터 우산 3000여 개 무상 수리 #평균 나이 66세의 '4인방'이 수리 맡아 #폐우산 재활용해 파손 손잡이까지 고쳐

동작구가 2014년부터 운영하는 이 센터에선 지금까지 3000여 개의 우산을 수리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다른 지역의 주민들까지 찾아오고 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길거리에 버려지는 고장 난 우산들이 많아 주민들이 무상으로 수리를 맡길 곳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수리에 맡겨지는 우산 대부분은 천이 찢어지거나 손잡이가 망가져 있다. [사진 동작구청] 

수리에 맡겨지는 우산 대부분은 천이 찢어지거나 손잡이가 망가져 있다. [사진 동작구청] 

우산 수리는 평균 나이 66세인 지역 주민 4명이 맡고 있다. 강한식(71)·김정원(75)·배재호(62)씨와 50대 여성 한 명이다. 이들은 ‘지역공동체 일자리’ 참여자로 함께 일하게 됐다. 젊은 시절에 우산 수리공으로 일한 강씨가 다른 3명에게 우산 수리 방법을 지도해줬다. 강씨는 “버려지는 우산 중 조금만 손보면 멀쩡한 게 많은데 우산이 일회용품처럼 되는게 안타까워 이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4인방’은 우산 수리의 달인이다. 니퍼·펜치·실만 있으면 고장 난 우산을 1~2시간 이내에 뚝딱 새 우산처럼 만든다. 우산 수리에 필요한 부품은 대부분 주민이 기증한 폐우산을 분해해 활용한다. 어르신 4인방은 우산 수리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 ‘바느질’을 꼽는다. 망가져서 오는 우산 대부분이 우산살과 천이 떨어져 오기 때문에 꿰매는 작업을 자주하게 된다. 강씨는 “우산 손잡이를 교체해 달라는 요청도 많다”면서 “우산을 펼 때 무리하게 힘을 주면 금방 망가진다”고 말했다.

평균 나이 60세가 넘는 어르신 4명이 동작구의 우산무상수리센터에서 수리를 책임진다. [사진 동작구청]  

평균 나이 60세가 넘는 어르신 4명이 동작구의 우산무상수리센터에서 수리를 책임진다. [사진 동작구청]  

센터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 수리가 끝나면 우산 주인에게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한다. 한 달 동안 찾아가지 않는 우산은 동 주민센터에 비치해 주민들에게 대여하도록 한다. 강씨는 “일이 많아져도 좋으니 많은 분들이 센터를 이용해 망가진 우산을 고쳐 쓰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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