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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 탓, 메르스 때보다 관광 적자 커져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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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9호 01면

유커 줄고 한국인 여행은 급증

관광수지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관광수지가 11억7890만 달러(약 1조361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던 2015년 7월(11억2600만 달러)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치다. 관광수지 적자는 올 3월부터 석달 연속으로 10억 달러를 넘기고 있다. 관광수지는 외국인이 국내 여행을 하면서 쓴 돈에서 한국인의 해외여행 경비를 뺀 금액을 의미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커지면서 중국 관광객(유커)은 줄어든 반면 한국인의 해외여행이 급증한 게 관광수지에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97만7889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5% 줄었다. 유커는 같은 기간 64.1% 감소한 70만5884명에 그쳤다. 유커가 줄면서 여행 수입은 쪼그라들었다.

지난 5월 여행 수입은 9억182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17억1140만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한국인들의 해외여행은 나날이 늘고 있다. 지난 5월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은 200만383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증가했다. 5월 초 징검다리 연휴(1~9일)를 활용한 해외여행이 급증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관광수지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했지만 사드 관련 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단기간에 유커가 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하반기엔 여행 성수기인 여름휴가, 추석 등이 이어져 관광수지 적자 규모는 늘 수밖에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관광수지 악화로 경기가 타격을 받지 않도록 민간 투자와 소비를 늘리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내수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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