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탁현민 여성 비하 발언 우려 … 청와대에 결단 요구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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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4일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여성 비하 논란과 관련해 “우려할 만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에 고언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다.

인사청문회서 안보관 등도 검증 #“위안부 합의는 기본적으로 잘못”

야당은 탁 행정관에 대한 추가 논란을 제기하며 성평등 주무부처 장관 후보자로서 장관직을 걸고 탁 행정관의 사직을 요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탁 행정관이 2010년 4월 발간한 『상상력에 권력을』이란 책 중 ‘나의 서울 유흥문화 답사기’를 보면 ‘청량리 588로부터 시작해 터키탕과 안마시술소, 전화방, 유사성행위방으로 이어지는 일군의 시설은 노골적으로 성욕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도 즐겨라. 서울의 유흥시민이여’ 이런 내용이다. 어떻게 보는가.”

▶정 후보자=“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여가부의 우려사항을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다.”

▶김 의원=“어떤 우려사항을, 어떻게 전달했다는 것인가.”

▶정 후보자=“여성 시각에선 굉장히 차별로 느껴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청와대가 좀 고려하기를 바란다는 얘기를 했다.”

야당이 거듭 “‘이거(탁 행정관 사직) 안 되면 나는 장관 못하겠다’ 그렇게 말할 용의는 없는가”(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 “사직을 건의하겠는가”(박인숙 바른정당 의원)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장관이 되면 보다 적극적으로 제 의견을 전달하고 이 부분에 대한 결단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안보관도 논란이 됐다. 정 후보자가 공동대표로 있던 참여연대가 2010년 6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게 문제가 됐다. 김순례 한국당 의원과 박인숙 의원 등은 “아직도 천안함 폭침을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저는 한 번도 북한이 하지 않았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며 “폭침 원인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을 장관 후보자로서 존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월 “천안함 침몰 원인을 정부가 조작했다”고 주장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폭침에 사용된 무기는 북한 어뢰”라고 말했다.

야당은 정 후보자가 과거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 주장을 편 것을 문제 삼았다. 정 후보자는 “분단국가로서 안보를 지키는 게 필요하지만 인권 침해 등을 고려해 최소한 독소조항 일부라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와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잘못된 합의라고 생각해 피해자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는 새로운 합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본과는 함께 가야 하는 파트너로서 화해협력 관계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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