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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취임 6개월 리더십·권력지도] 386 힘 세지고 統推 영향력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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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무현 대통령의 친위세력은 민변(民辯) 출신 법조인, 지방자치실무연구소의 386 참모, 그리고 통추(統推) 출신 정치인의 세 그룹으로 이뤄져 있다. 盧대통령은 어느 한 그룹의 독주가 불가능하도록 골고루 역할을 맡기고 있는 인상이다.

盧대통령은 민변 출신을 주로 권력기관이나 권력기관을 다루는 위치에 포진시켰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롯해 고영구 국정원장.강금실 법무부 장관.박주현 청와대 국민참여수석 등이 그들이다. 신주류 핵심인 민주당 천정배 의원도 민변 출신이다.

대선캠프 격인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 참여했던 이광재 국정상황실장 등 386세대 참모들은 청와대의 허리와 신경망을 이루고 있다.

두 차례의 개편을 통해 윤태영 대변인.천호선 정무팀장.서갑원 정무1비서관 등이 대거 요직으로 진출했다. 캠프 출신은 아니지만 박범계 민정2비서관.김현미 정무2비서관 등도 이들과 교감을 나눠온 386그룹으로 분류된다.

지난 6개월간 청와대 내에서 이들의 세(勢)가 퇴조하기보다 오히려 공고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셋째 축인 통추 라인은 여권의 신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민주당 김원기 고문.이호웅 의원.이강철 개혁특위 위원 등 통추 출신들은 6개월간 신당 창당 작업을 주도해 왔고,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청와대와의 가교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신당 추진은 번번이 한계를 드러냈다. 盧대통령의 정치 불개입 입장까지 더해져 초기 국정 운영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다소 감퇴했다는 분석이다.

참여정부의 권력지도는 이들 세 그룹을 중심 축으로 진보성향의 자문교수진과 보수적 관료들이 경제와 외교안보 분야에 결합해 있는 복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개월간 盧대통령의 친위그룹 간에는 균열의 조짐도 나타났다.

386 참모들과 민주당 신주류 간의 음모론 공방, 검찰을 관장하는 민정 라인에 대한 민주당 신주류의 불만, 청와대 내 부산 인맥과 386 참모들 간의 불협화음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일부 민주당 신주류 의원은 함께 대선을 치렀던 386 참모진을 겨냥, '이너서클화(폐쇄적인 내부조직)'하고 있다는 비판도 하고 있다.

권력 핵심에서 내부 분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안희정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염동연 인사위원 등 친위 그룹 내에서 검찰 수사로 타격을 입은 인사들이 속출한 데 이어 권노갑 비자금 사건 역시 앞으로 여권의 분화를 촉발할 요인으로 꼽힌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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