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7일부터 이틀 동안 헬스·뷰티 소매점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올리브영과 납품업체 간의 거래 과정 전반에 관해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상품군 전문점 '카테고리 킬러' 조사 #납품업체와 거래 과정 조사…업계 예의주시
업계는 “통상적인 조사일 뿐”이라며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이틀 동안 조사가 진행됐지만 급박한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올 초 ‘상반기 중 조사’를 예고했기 때문에 이달 말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김상조 위원장 취임 후 하도급·가맹거래와 관련된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를 벌이고 있어 업계는 공정위의 칼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5557억원(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34억원으로 헬스·뷰티 소매 전문점 중 시장점유율이 70% 이상이다. 2위 업체인 왓슨스 코리아는 1460억원, 3위인 롭스는 1000억원 안팎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 주식회사가 55%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씨 등 일가족이 나머지 44%를 소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올 초 ‘카테고리 킬러’로 불리는 전문점 시장의 불공정거래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테고리 킬러란 특정 상품군 판매에 주력하는 전문점으로 헬스·뷰티 분야에서 올리브영, 가전 분야에서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신발 분야에서 ABC마트 등이 이에 속한다.
올 초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1988년 가전 업종 전문점이 등장한 이후 시장 규모가 수조 원대로 성장했지만, 그동안 감사는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공정위는 상당 기간 ‘카테고리 킬러’ 시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패션·뷰티 이후 공정위의 다음 수순은 가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롯데하이마트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만약 조사가 들어온다면 정기적인 조사일 것”이라면서 “2010년을 전후로 두 차례 공정위 조사를 받았지만, 문제가 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 매출은 3조9394억원, 영업이익은 1745억원이었다. 첫 감사보고서가 제출된 1999년(6859억원)에 비해 매출이 18년 새 474%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2년 하이마트를 인수하고, 회사 이름을 롯데하이마트로 바꾸었다.
한편 2012년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공정위는 TV홈쇼핑, 대형마트, 백화점, 소셜커머스, 온라인쇼핑몰 등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해 제재한 바 있다. 하지만 올리브영과 같은 카테고리 킬러 전문점들은 아직까지 공정위 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