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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감독, 단편부터 알아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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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호 06면

허진호 감독이 2010년 만든 제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트레일러. ‘감독 단편 특별전’에서 상영된다.

허진호 감독이 2010년 만든 제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트레일러. ‘감독 단편 특별전’에서 상영된다.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기간 : 6월 29일~7월 5일장소 :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문의 : 02-927-5696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기간 : 6월 29일~7월 5일장소 :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문의 : 02-927-5696

‘추격자’ ‘곡성’을 만든 나홍진 감독,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 ‘군도 : 민란의 시대’의 윤종빈 감독, ‘비밀은 없다’ 이경미 감독의 공통점은?

아모레퍼시픽 후원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이들 모두 국내 최대의 단편 영화 축제인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재능 있는 감독들의 ‘떡잎’을 알아보는 등용문으로 꼽힌다. 나홍진 감독은 ‘완벽한 도미요리’로 제4회 영화제에서 ‘절대악몽’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조성희 감독 또한 ‘남매의 집’으로 제8회 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이들 외에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가려진 시간’의 엄태화, ‘숨바꼭질’의 허정 감독 역시 이 영화제 출신으로, 현재 충무로에서 인상적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서울 마포구 양화로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열린다. 역대 최다인 1163편이 출품된 가운데 예심을 통과한 70편의 단편영화들이 다섯 개의 장르로 나뉘어 상영된다. 각 장르의 이름은 ‘비정성시’(사회적 관점),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 드라마), ‘희극지왕’(코미디), ‘절대악몽’(공포·판타지), ‘4만번의 구타’(액션·스릴러)다.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들은 상금 1000만 원이 걸린 대상, 상금 500만 원의 장르별 최우수작품상 등을 놓고 겨루게 된다.

부문별로 개성 있는 작품들이 많지만 올해는 특히 ‘비정성시’ 부문을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에 이야기부터 직장에서 여성의 위치, 미혼모 가족 등의 이슈를 신인감독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그려낸 17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박준용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인권·빈곤·이주·고독사·실업과 취업 등 현재 한국 사회의 비정한 현실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삶의 편린을 밀도 있게 그려낸 작품들이 대거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집행부와 심사위원의 이름도 이번 영화제에 기대를 더한다. ‘암살’‘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제를 총괄하고, ‘아수라’의 김성수 감독이 심사위원장으로 수상작 선정을 이끈다. 윤제균·김태용 감독도 본선 심사에 참여하며 염정아·소지섭·김고은·김옥빈 등 배우들도 명예 심사위원으로 선정돼 부문별 심사를 맡는다.

‘(나), 카메라, 세계’ 부문에서 상영되는 김숙현·조혜정 감독의 단편 다큐멘터리 ‘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

‘(나), 카메라, 세계’ 부문에서 상영되는 김숙현·조혜정 감독의 단편 다큐멘터리 ‘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

허진호 감독의 팬이라면 이번 영화제를 놓칠 수 없겠다. 초청 부문인 ‘감독 단편 특별전’에는 ‘사랑이 죄인가’(1992) ‘나의 새 남자친구’(2004) ‘나 여기 있어요’(2009) 등 허 감독의 단편 6편을 상영한다. 한국 멜로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의 색다른 감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나), 카메라, 세계’에는 박윤진 감독의 ‘퍼펙트 마라톤’, 오재형 감독의 ‘덩어리’ 등 4편의 단편 다큐멘터리가 초청됐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2002년 이현승·김성수·김지운·박찬욱·봉준호 등 당대 최고의 감독들이 한국영화의 기초 자산인 단편영화를 대중에 널리 알리고 후배 감독을 양성하자는 취지에 의기투합하면서 시작됐다. 엔딩크레딧을 포함해 40분 이하의 짧은 영화만 출품이 가능하다. ‘미쟝센(mise-en-scene)’이란 영화제 명칭은 후원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헤어 코스메틱 브랜드에서 왔다. ‘화면 안의 공간 구성’ ‘연출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영화 용어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은 1회부터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후원하고 있다. ●

글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사진 미쟝센 단편영화제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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