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도입' 놓고 靑-軍 진실게임…"배치 계획 2~3차례 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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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의 배치 과정이 '1+5'에서 '2+4'로 바뀌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드 도입' 과정 청와대-국방부 진실게임 #靑 "당초 도입 계획이 '어떤 이유'로 변경" #"'보고 누락' 조사서 '1+5기 배치' 계획 확인"

사드 1개 포대는 X-밴드 레이더(AN/TPY-2), 미사일 발사대(Launcher) 6기, 요격미사일(Interceptors) 48기, 발사통제장치(Fire Control) 등으로 구성된다.

미군은 지난 3월6일 발사대 2기를 포함한 핵심장비들을 국내에 최초 반입한 이후 대선 전인 4월26일 경북 성주의 골프장 안으로 옮겼다. 나머지 발사대 4기는 경북 왜관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보관돼 있다고 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고기동성 대형 전술트럭(Hemtt)이 배치돼 있고 주변에 주한미군 병력이 보인다. 프리랜서 공정식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고기동성 대형 전술트럭(Hemtt)이 배치돼 있고 주변에 주한미군 병력이 보인다. 프리랜서 공정식

 문 대통령이 2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간에 합의된 사드 배치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 발단이 됐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사드는 당초 계획에 따르면 2017년 말까지 사드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합의됐다”며 “그러나 어떤 연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이런 모든 절차들이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당초 국방부는 사드 배치를 완료하는 시점을 ‘2017년 말’이라고 발표했다.

 청와대 측은 23일 기자들에게 '1+5' 주장을 부연해서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드 배치에 대한 청와대의 조사 과정에서 실제 사드 발사대의 배치 과정이 여러차례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초 계획은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2017년 1기, 2018년까지 5기를 배치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사실은 국방부에 대한 ‘보고누락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며 “중간에 계획이 어떤 이유로 수정돼 발사대 2기가 (지난 3월에) 배치됐고, 대선 전(4월)에 왜 급하게 (4기가 추가 반입)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주장대로라면 한ㆍ미 양국은 당초 합의했던 사드 배치 계획을 '2+4'로 변경해 대선을 앞둔 시점에 급하게 모든 장비를 국내에 들여왔다는 뜻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국제통신사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국제통신사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계획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 “내가 알 수 없는 이유”, “새벽 군사작전” 등의 표현을 쓰며 “충격적”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국방부가 업무보고에서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 사실을 누락한 것으로 보고 현재 보고누락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드 배치 계획이 변경됐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국방부 당국자는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 추가로 드릴 말씀 드릴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경북 성주골프장 부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미사일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경북 성주골프장 부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미사일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대통령 발언이 무슨 의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극도로 민감한 안보현안인 사드를 외국언론에 공개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 과정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등) 적법한 프로세스를 밟자는 것이지, 사드 배치를 연기하거나 늦추자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던진 전략적 메시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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