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이어 호날두-모리뉴까지...스페인프로축구 탈세 스캔들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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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공격수 호날두. [사진 호날두 인스타그램]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공격수 호날두. [사진 호날두 인스타그램]

스페인 프로축구에서 '탈세 스캔들'이 잇따르고 있다.

메시 이어 호날두도 탈세 스캔들로 시끌 #스페인 검찰, 조제 모리뉴 감독도 탈세 혐의로 기소

스페인 검찰은 최근 탈세 혐의로 축구 스타들을 잇따라 기소했다. 지난 13일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포르투갈)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1470만 유로(186억원)의 세금을 회피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20일 조제 모리뉴(54·포르투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이던 2011년~2012년 330만 유로(42억원)를 탈루했다며 기소했다.

 24일 파리생제르맹 공격수 앙헬 디 마리아(29·아르헨티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던 2012년~2013년 세금 130만 유로(16억원)를 탈세한 혐의를 인정해 벌금 200만 유로(25억원)를 내겠다고 했다. 지난해 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30·바르셀로나)는 410만 유로(52억원)를 탈세한 혐의로 징역 21개월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집행유예로 감옥행은 피했다.

조제 모리뉴 맨유 감독. [사진 맨유 트위터]

조제 모리뉴 맨유 감독. [사진 맨유 트위터]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스페인에서 탈세가 빈번한 이유는 '베컴 법(Beckham Law) 폐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정부는 2003년 외국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세율을 기존 43%에서 25%까지 낮췄다. 외국축구선수들도 동일하게 적용받았다. 2003년 6월 데이비드 베컴(42·잉글랜드)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혜택을 받아 '베컴 법'이란 용어가 생겼다. 당시 '엘도라도'라 불린 스페인 프로축구로 지네딘 지단(45·프랑스) 등 수퍼스타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2012년 경제위기를 겪은 스페인이 2015년 '베컴 법'을 폐지했다. 외국축구선수들은 세금을 46% 내게됐다. 높은 세율은 탈세를 부추겼고, 반대로 스페인 당국은 세무조사를 강화했다.

유럽리그 중 유독 스페인에서 탈세가 심한 이유는 '초상권' 때문이다. 축구에서 초상권은 얼굴 뿐만 아니라 사진·그림에 대한 독점권에 스폰서십 수익까지 포함된다. 스페인 검찰에 따르면 호날두는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초상권 수익을 숨겼다. 반면 50% 세율을 적용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외국선수들은 영국령인 버진아일랜드에서 초상권 등 세금처리를 해도 문제되지 않는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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