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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 지지율 12%P 급락...2차 아베 내각 출범 후 최대 하락

중앙일보

입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한달새 최대 12%포인트 급락했다.

"총리 신뢰할 수 없다" 48%...아베 불신감 최고 수준 #요미우리 조사...아베 내각 지지율 49%, 한달새 12%P 급락 #마이니치 조사...아베 내각 지지율 36%로 최저 #니혼게이자이 조사...75% '가케학원 특혜 설명 납득할 수 없다" #집권 자민당 위기감...다음달 도쿄도의회 선거 악영향 우려 #

일본 주요 언론사들이 19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 '아베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응답자 비율은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아베 총리

아베 총리

지난 15일 '감시사회'를 만든다는 국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공모죄' 법안을 참의원 본회의에서 강행 통과시킨 것과, 총리 친구의 사학인 가케(加計)학원에 수의학부 신설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역풍을 일으키며 정권의 지지기반을 뒤흔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17~18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49%로 직전 5월 조사 61%에 비해 12%포인트 추락했다.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28%에서 41%로 13%포인트나 급상승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가장 많은 48%의 응답자가 '총리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불신감은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범죄를 모의하기만 해도 처벌하는 '공모죄' 와 관련,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이 법안 내용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80%에 달했다.

아베 정권이 국가전략특구를 이용해 총리 친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가케학원에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한 것에 대해선 70%가 '적정한 절차였다는 정부의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납득할 수 있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이 '총리의 의향이라고 듣고 있다'는 문부과학성 내부 문서.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이 '총리의 의향이라고 듣고 있다'는 문부과학성 내부 문서.

같은 기간 마이니치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한달 전에 비해 10%포인트 떨어진 36%로 집계됐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4%로 9%포인트 증가했다. 마이니치의 아베 내각 지지율 조사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지지한다'를 넘어선 것은 2015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TV도쿄와 함께 16~18일 실시한 조사에선 아베 내각 지지율이 7%포인트 떨어진 49%를 기록했다. 40%대로 떨어진 것은 2016년 3월 조사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월 조사 때 지지율 60%와 비교하면 두달 만에 1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6%포인트 상승한 42%로 2015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다음달 2일 도쿄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18일 지지율 급락에 대해 "매우 심각한 숫자다.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도쿄도의회 선거에 영향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1 야당인 민진당의 야마노이 가즈노리(山井和則) 국회대책위원장은 "설명 책임을 다하지 않고 도망친 총리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총리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국민이 갖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지난 18일 정기국회가 폐회됐지만 가케학원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 중의원과 참의원 예산위원회를 다시 열도록 자민당을 압박할 계획이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일본 공산당 위원장은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며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여당에) 퇴장의 심판을 내리는 것을 첫걸음으로 삼고 싶다"고 강조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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