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X랄한다"…'너의 이름은' 더빙판 개봉 앞두고 불거진 성우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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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개봉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한국어 더빙판이 '연예인 마케팅'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문 성우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너의 이름은' 측은 더빙판 '타키' 역에 지창욱, '미츠하' 역에 김소현, '요츠하' 역에 이레가 캐스팅됐다고 밝혔다. 이후 인터넷상엔 전문 성우, 전문 더빙 연출자가 아닌 연예인과 감독의 캐스팅을 놓고 '연예인 마케팅' 논란이 일었다.

특히 '너의 이름은' 수입사인 '미디어캐슬' 측이 지난 1월 더빙판 캐스팅에 앞서 대규모 오디션을 예고한 바 있어 논란은 가중됐다. 수입사 측은 당시 "한국어 더빙판 오디션은 베테랑 성우는 물론 신인과 성우 지망생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로 진행된다"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오디션 현장을 중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수입사 측은 더빙판 캐스팅을 위한 오디션도 하지 않은 채 유명 연예인들로 주요 배역을 캐스팅한 것.

수입사 측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토호가 블루레이 디스크 출시일을 앞당기면서 더빙판 제작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블루레이 디스크 출시 이전에 한국어 더빙판이 개봉해야 함에 따라 오디션을 할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성우 정재헌의 트위터

성우 정재헌의 트위터

'주토피아' 닉, '너에게 닿기를' 카제하야 등을 연기한 성우 정재헌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라이브로 오픈 오디션을 보겠다느니 어쩌겠다느니 노이즈 마케팅을 펼치더니 나온 '너의 이름은'의 캐스팅은 결국 그 유명세와 이름으로 홍보하고 티켓을 팔겠다는 연예인 캐스팅"이라고 비판했다.

성우 심규혁의 트위터

성우 심규혁의 트위터

'언어의 정원' 타카오를 연기한 성우 심규혁도 자신의 트위터에 "타인의 연기를 따라 움직이는 그림에 감정과 타이밍을 맞추며 동시에 주도적 연기를 해내는 '더빙'은 결코 쉬운 분야가 아니다"며 "무대 연기와 카메라 연기가 다를 거란 생각은 하면서 마이크는 왜 쉽게 무시하는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명탐정코난' '원피스'에서 활약한 성우 강수진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마디로 X랄한다"며 "일정에 밀려 오디션 불발?"고 불쾌한 심기를 여실히 내비쳤다.

성우 강수진의 페이스북

성우 강수진의 페이스북

그는 게재한 기사 링크에는 강상욱 미디어캐슬 이사의 인터뷰가 담겨 있었다. 강 이사는 해당 인터뷰에서 "성우 논란이 참 안타깝다. 공개 오디션을 안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이라며 "일정이 밀려 불가피하게 오디션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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