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살인이다"...英 아파트 참사에 대중들 분노의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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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그렌펠 아파트 참사로 성난 시위대가 켄싱턴 시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 더선 홈페이지 캡처]

영국 그렌펠 아파트 참사로 성난 시위대가 켄싱턴 시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 더선 홈페이지 캡처]

영국 런던 24층짜리 임대아파트 '그렌펠 타워'의 화재 참사로 적어도 30여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되자 성난 시민들이 "살인이다"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영국 더선 등 현지 언론은 16일(현지시간) 70여명의 시위대가 이날 오후 켄싱톤 시청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위대는 "정의를 원한다", "답변을 원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시청에 진입했다. 확성기와 피켓 등이 시위에 동원됐다. 건물 내부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당국에 '사고가 발생한 원인을 규명'할 것을 요구했다. 영국 당국과 아파트 관리 업체의 안전불감증이 이번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는 1974년 지어졌다. 지난 2016년 리모델링이 끝났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낡은 건물을 손볼 때 주로 쓰이는 가연성 물질이 포함된 패널이 외장재로 쓰였다. 저층에서 시작된 불은 외장재를 타고 삽시간에 건물 고층으로 번졌다.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이라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번 참사에 현지에서 '인재'로 인한 사고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런던 경찰청은 지난 14일 발생한 이 사고로 지금까지 최소 30여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수색 작업이 본격화 한 가운데, 사망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지 언론들은 "어떻게 이러한 참사가 발생했는지에 관한 대답을 요구하는 지역 주민들의 슬픔이 분노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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