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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2년 9개월만에 좌초...이용수 기술위원장 동반 사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이용수 위원장이 굳은 표정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이용수 위원장이 굳은 표정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

울리 슈틸리케(63·독일)호가 망망대해 한복판에서 항해를 멈췄다. 지난 2014년 9월 닻을 올린 이후 2년 9개월만이다. '한국축구대표팀 역대 최장수 사령탑'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종착지인 러시아에 도착하지 못한 채 좌표를 잃고 표류한 결과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15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선임 당시 보장한 임기는 러시아월드컵 본선이 끝나는 2018년 6월까지지만, 축구대표팀의 경쟁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판단에 따라 칼을 빼들었다.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승점 13점)로 2위에 올라 있다. 본선 직행이 가능한 조 2위에 올라 있지만, 최근 대표팀 경기력 저하 현상이 심각하다. 한국은 최종예선 세 경기를 포함해 올해 들어 치른 A매치 네 경기에서 1승1무2패에 그쳤다. 특히나 최종예선 원정 네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1무3패에 그쳐 팀 컨디션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축구대표팀 역대 최장수 감독의 몰락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무승 등 부진 심각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동반 사퇴 #차기 사령탑 허정무, 정해성 등 물망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이용수 위원장이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 발표 도중 안경을 만지고 있다. 양광삼 기자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이용수 위원장이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 발표 도중 안경을 만지고 있다. 양광삼 기자

이용수(58) 기술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에 따라 슈틸리케 감독과의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에 앞서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통보했다.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감독과 함께 이 위원장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총괄 지휘하는 입장에서 대표팀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기 위한 결정"이라는 배경 설명을 곁들였다. 새 감독 선임 작업은 차기 기술위원회의 몫으로 넘겼다.

축구협회는 조만간 선발할 신임 위원장을 중심으로 기술위원회를 다시 꾸려 슈틸리케 감독 후임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물러나기에 앞서 기술위원들과 차기 대표팀 사령탑 선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차기 위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라면서 "다음 감독은 정황상 국내파지도자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에 따른 감독 선임의 주요 기준들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기술위원장으로는 김학범(57) 전 성남 감독과 안익수(52) 전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 홍명보(48) 전 항저우 뤼청 감독 등이 거론된다. 차기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허정무(62)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감독으로 하고 정해성(59) 대표팀 수석코치가 보좌하는 조합 또는 정 수석을 감독으로 승격시켜 지휘봉을 맡기고 신태용(47) 전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수석코치로 추가 발탁하는 조합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14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양광삼 기자

14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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