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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의 어부지리...이란, 우즈베크 잡고 월드컵 본선행 확정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가장 먼저 본선행 티켓을 확보한 이란축구대표팀. [중앙포토]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가장 먼저 본선행 티켓을 확보한 이란축구대표팀. [중앙포토]

이란이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오는 14일 카타르와의 일전을 앞둔 한국축구대표팀도 심리적인 부담감을 크게 덜었다.

아즈문-타레미 연속 득점, 2-0 승리 #남은 두 경기 결과 상관 없이 본선행 #한국, 카타르잡으면 우즈베크와 4점 차 #이란과의 홈 9차전 앞둔 한국에 호재

이란은 13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전반 23분 동료 선수의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최전방 공격수 아즈문이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 겸 결승골을 기록했다. '원정팀의 무덤' 아자디 스타디움의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이란은 한 골 차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켜가던 후반 43분 추가골을 뽑아내며 비로소 활짝 웃었다. 윙포워드 타레미가 페널티박스 내 왼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감각적인 오른발 인프런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란은 후반 3분에 타레미가 위험지역에서 우즈베크 수비진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이끌어내 일찌감치 스코어를 벌릴 기회를 잡았지만 키커로 나선 미드필더 쇼자에이가 실축해 힘겨운 흐름을 자초했다.

기분 좋은 안방 승리와 함께 이란은 최종예선 8경기에서 6승2무를 기록했다. 승점 20점 고지에 오르며 남은 두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조 2위 이내의 순위를 확보했다.

우즈베크는 4패(4승)째를 기록, 승점 12점에서 발이 묶였다. 승리할 경우 한국(13점)을 추월해 조 2위 자리에 오를 기회가 있었지만 패배와 함께 물거품이 됐다.

이란의 승리는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에도 호재다. 한국은 14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와 최종예선 8차전을 치른다. 본선 직행의 마지노선인 조 2위 수성을 목표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선두 이란과의 격차가 벌어진 것보다는 3위 우즈베크가 주춤한 게 반갑다. 한국이 카타르를 꺾고 승점을 16점으로 끌어올릴 경우 우즈베크와의 격차를 4점으로 벌릴 수 있다. 두 경기를 남겨 둔 상태에서 승점 4점 차이는 극복하기 쉽지 않은 격차다.

이란이 조기에 본선행을 확정지은 게 또 하나의 긍정적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은 카타르전 이후 이란전(홈)과 우즈베크전(원정)을 남겨두고 있다. 특히나 안방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홈 9차전이 사실상 본선 직행 여부를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본선행을 확정지어 목표 의식이 옅어진 이란을 상대로 한국이 승리를 거두면 남은 우즈베크와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 없이 본선 티켓을 확보할 수도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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