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마음 통하면 한한령 넘을 수 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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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오직 마음으로 사귈 때만 오래가고 멀리 갑니다(以心相交, 成其久遠).”

주중 한국문화원 10돌 한재혁 원장 #시·소설 낭독 등 문화 교류 늘릴 것

한재혁(50·사진) 주중 한국문화원장은 마음 사귐을 미래 10년 한·중 문화교류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베이징 한국문화원 개관 10주년을 즈음한 지난 8일 문화원 4층 접견실에서 만난 한 원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부터 소개했다.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시 주석은 서울대에서 ‘이익으로 사귀면 이익이 다하면 헤어지고, 힘으로 사귀면 세력이 다하면 기울지만, 마음 사귐은 길고 멀리 간다’고 말했다”며 “최근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을 넘어설 방법도 마음 사귐, 특히 문학을 통한 교류가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임한 한 원장은 시와 소설 등 문학을 통한 교류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지금 독서·문학이 인기인데, 각종 문학 플랫폼과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며 “매일 시 한 편을 소개하는 웨이니두스는 지난 1일 중국 아동절을 맞아 한국 고은 시인의 ‘순간의 꽃’을 낭독 소개했다. 문학 교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소개했다. 중국 유명 작가와의 교류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려대 중문학과와 같은 대학 국제대학원 석사 출신의 한 원장은 한·중 문화 교류의 증인이다. 95~99년, 2002~06년에 이어 지난해 세번째로 베이징에 문화원장 겸 대사관 문화공사참사관으로 부임했다.

한 원장은 최근 문화원 지상 4개 층 개보수를 막 마쳤다. 컨셉은 ‘체험’. 중국 내 ‘한국 문화 사랑방’을 지향했다. 한 원장은 “한옥·한복과 김치 담기 등 문화 체험 공간은 물론 한국 영화·드라마·웹툰 상설전시관과 스마트 오피스까지 갖춰 체험과 비즈니스를 한자리에서 경험하게 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며 “베이징의 랜드마크인 중국 중앙(CC)TV 건물과 인접한 광화루(光華路)에 독립 건물로 10년 전 개관한 한국문화원의 누적 방문객이 70만 명에 육박했고 각종 강좌 수강생도 내년이면 2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13일에는 문화원 지하 1층 200석의 첨단 다목적 홀에서 중국 문화계 인사 등을 초청해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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