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왜 우린 탐지 못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군 당국이 확보한 북한 무인기. [사진 합참]

9일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군 당국이 확보한 북한 무인기. [사진 합참]

합동참모본부는 강원도 인제군 남면 관대리 군축교 인근 야산에서 북한의 무인기가 발견됐다고 9일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오전 11시쯤 주민이 소형 비행체를 발견했다고 신고를 해 합동조사팀이 현장에 출동했다”며 “확인 결과 북한 무인기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북한 무인기를 신고한 주민(62)은 “지난 8일 오전 이를 발견했다. 업무 때문에 깜빡하다가 하루가 지난 뒤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 무인기는 길이 1.8m에 폭은 2.4m다. 형태는 지난 2014년 3월 서해 백령도에서 발견한 북한 무인기와 유사하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군 관계자는 “무인기에 카메라가 장착됐으며, 카메라에 무엇이 찍혔는지를 현재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분석 결과가 나오려면 열흘 이상이 걸린다. 이 관계자는 “이 무인기가 언제 어떤 이유로 추락했는지에 대한 분석도 아직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최근 무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4년 3월 북한 무인기 2대가 각각 파주와 백령도에서 발견됐다. 그해 4월 삼척에서도 추가로 발견됐다. 또 지난해 1월 13일 서부전선 최전방 지역에서 무인기 1대가 군사분계선(MDL) 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은 K-3 기관총 20여 발을 쐈다. 당시 이 무인기는 기수를 북으로 되돌렸다.

또 지난달 23일 미확인 비행체가 MDL을 여러 차례 넘나들자 군은 경고사격 수백 발을 발사했고, F-15K 전투기 편대도 출동했다. 확인 결과 북한의 삐라 풍선으로 밝혀졌다. 군 당국은 당시 북한이 삐라 풍선 속에 무인기를 숨겨 침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북한군의 무인기 활동이 활발한 데 비해 우리 군의 탐지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날 발견된 무인기에 대해서도 "주민의 신고가 없었으면 파악 조차 못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가 소형이라 레이더로 탐지하는 게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북한 무인기를 잡아낼 수 있는 차세대 국지방공 레이더를 개발했지만 아직 양산이 되지 않는 상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