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트위터·연설에선 침묵하던 트럼프, 변호사 통해 입장 내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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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코미 전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에 소위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사를 중단하라는 압력을 넣었다고 폭로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증언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백악관 대변인이나 자신이 활발히 이용하던 트위터 계정도 아닌 개인 변호사의 입을 통해서다.

[사진 CNN 홈페이지]

[사진 CNN 홈페이지]

트럼프 대통령의 외부 자문단에서 활동 중인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는 이날 코미 전 국장의 증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발표했다. 카소위츠 변호사는 "이날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을 통해 러시아 대선개입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어떤 혐의점도 없었으며 조사를 받은 일도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그의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2016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데에 있어 이를 지연시키려고 한 적이 없음을 더욱 명확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코미 전 국장의 증언에 따르면,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측근이 있다면) 밝혀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한 만큼, 대통령은 아무도 수사에서 제외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청하거나 지시한 적도 없으며, 코미 전 국장에게 "플린 전 국장은 좋은 사람이다.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말뿐만 아니라 "플린 전 국장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카소위츠 변호사는 마이클 로저스 미 국가안보국(NSA) 국장이 전날(7일) 열린 청문회에서 "3년이 넘는 재임 기간에 불법적이고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이고 부적절하다고 믿는 어떤 지시도 받은 적이 없다"며 "이 기간 그런 일을 하라는 압력을 느낀 적이 없다"고 증언한 점을 강조하며 "이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에게도 아무런 압력을 행사한 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충성심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한다"는 발언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행정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어느정도의 충성심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개인적인 충성심을 강요한 일은 없다는 것이다. 카소위츠 변호사는 "이로써 트럼프 정부 내에 전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기밀 사항이나 보안이 요구되는 대화 내용을 선택적·불법적으로 유출함으로써 정부를 약화시키려 적극 나서는 사람들이 있음이 드러났다"며 "코미 전 국장은 자신 스스로가 그러한 유출자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인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측은 "오늘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이 일방적이고도 부정한 방법으로 보안이 요구되는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언론에 허가 없이 누설했음을 인정했다"며 "코미 전 국장은 또, 이러한 내용을 적은 메모를 자신의 친구(대니얼 리치먼 컬럼비아대 법대 교수)에게 유출한 것도 인정했다"고 코미 전 국장을 비난했다. 이어 "이러한 부분에 있어 관련 당국이 기밀 사항 누설 또는 유출에 대한 수사 검토를 할 것"이라며 "이러한 행위는 반드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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