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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수비수 백동규, 日사과 방문...'폭행 스캔들' 진화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31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우라와 레즈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도중 양팀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지난달 31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우라와 레즈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도중 양팀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백동규(26)가 일본으로 건너간다. 지난달 31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발생한 폭행 스캔들과 관련해 상대팀 우라와 레즈를 방문해 진심어린 사과를 하기 위해서다.

우라와전 '폭행 스캔들' 단초 제공한 장본인 #A매치 데이 휴식기 이용 우라와 방문 예정 #'AFC 제소' 우라와 분노 누그러질지 관심

제주 구단 관계자는 7일 "백동규가 조만간 일본으로 건너간다. 우라와 구단 관계자들에게 용서를 구해 격앙된 상대팀의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다. 조성환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도 협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백동규는 제주 선수들과 우라와 선수들이 감정적으로 충돌한 당시 상황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다. 연장 후반 막판 제주 주장 권순형과 우라와 공격수 즐라탄 류비얀키치가 시간 지연 행위와 관련해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을 벤치에서 지켜보던 백동규가 소속팀 선수가 폭행을 당한 것으로 착각, 그라운드에 난입해 류비얀키치 옆에 서 있던 아베 유키를 팔꿈치로 가격했다가 퇴장당했다. 백동규의 돌발 행동에 흥분한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뒤엉켜 볼썽 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양 팀의 신경전은 경기 후에도 이어졌다. 이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해 1차전 패배(2-0)를 뒤집고 8강행을 확정지은 우라와 선수 중 일부가 제주 선수들을 조롱하며 감정을 자극했고, 분노가 폭발한 제주 선수들이 우라와 선수들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일본 언론이 '공포의 술래잡기'라는 표현을 써가며 제주 선수들의 거친 행동에 대해 비난했고, 우라와 구단은 당시 상황에 대해 AFC에 제소했다.

백동규가 일본행을 결심한 건 사태의 악화를 피하기 위해서다. 여론이 악화될 경우 AFC가 제주에 중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 자신의 착각이 계기가 돼 구단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자 백동규가 결자해지를 자청했다. A매치 데이 휴식기를 이용해 우라와를 방문해 폭행 스캔들 당사자인 아베를 직접 만날 계획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아베에게 명확히 설명하고 오해를 풀어주자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제주 구단은 "우라와 측에 백동규의 방문 의사를 타진하고 수용 여부에 대한 답신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과할 수도 있지만, 얼굴을 마주보며 진심 어린 대화를 통해 화해하고 싶다는 게 백동규의 뜻"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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