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구 대표팀, 핀란드 꺾고 서울에서 2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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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핀란드를 맞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뒀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22위)은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2그룹 A조 3차전에서 핀란드(17위)에 세트스코어 3-2(24-26, 25-21, 25-23, 22-25, 15-13)로 이겼다.

한국 김호철 감독이 4일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핀란드전이 열린 서울 중구 동호로 장충체육관에서 팔짱을 한 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6.04/

한국 김호철 감독이 4일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핀란드전이 열린 서울 중구 동호로 장충체육관에서 팔짱을 한 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6.04/

한국은 올해 월드리그 1주차에서 핀란드·체코(27위)는 이기고, 슬로베니아(30위)에게는 지면서 2승1패(승점4)를 기록했다. 핀란드와 역대 상대 전적은 4승 9패가 됐다. 핀란드는 이번 대회 3전 전패(승점 1)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승도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문성민(현대캐피탈)·전광인·서재덕(이상 한국전력)·한선수(대한항공) 등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이 빠졌기 때문이다. 김 감독도 "우리는 2진급 선수다. 1승이 목표"라고 할 정도로 걱정이 컸다.

하지만 막상 코트에선 한국 선수들의 열정이 컸다. 화려한 플레이 대신 빠른 스피드를 내세워 조직력 있는 배구를 보여줬다. 특히 빛난 선수는 박주형(현대캐피탈)이었다. 박주형은 서브 에이스 1개, 블로킹 3개를 포함해 팀에서 가장 많은 24점을 올렸다. 이강원(17점), 정지석(14점)도 승리를 도왔다.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아쉽게 내준 한국은 2세트에는 몸을 날려 따냈다. 9-5에서 박주형의 서브 에이스가 폭발했고 리베로 부용찬의 디그에 이은 정지석의 마무리로 11-5까지 달아나며 계속 승기를 잡아 2세트를 가져왔다.

한국 박주형이 4일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핀란드전이 열린 서울 중구 동호로 장충체육관에서 블로킹을 뚫고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6.04/

한국 박주형이 4일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핀란드전이 열린 서울 중구 동호로 장충체육관에서 블로킹을 뚫고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6.04/

팽팽한 접전이 벌어진 3세트는 24-23에서는 최홍석(우리카드)의 강스파이크로 승리했다. 4세트를 내주며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았지만, 한국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8-10까지 뒤졌지만 박주형과 이강원의 측면 공격으로 11-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상대 공격 범실로 14-13으로 매치 포인트까지 도달했다. 마지막에 정지석의 공격이 성공하며 한국은 5세트 접전 끝에 이겼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솔직히 이번 대회 시작 전에 경기가 어렵게 풀릴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개인이 아닌 우리가 돼 한 팀으로서 조직력을 발휘해줘서 의외의 2승을 거뒀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대표팀 감독을 맡고 치른 3경기를 깊게 분석한 결과, 한국의 가장 큰 문제점은 높이와 파워다. 그런데 이 2가지 조건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게 있어서 발전시키기가 어렵다"며 "유럽 팀과 맞서 싸우려면 '스피드'를 장착해야 한다. 빠른 배구로 강타보다 틀어서, 혹은 밀어서 때리는 방법 등을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앞선 경기에서는 밋차 가스파리니(대한항공)를 앞세운 슬로베니아가 체코를 세트 스코어 3-1(25-19 25-21 23-25 25-16)로 꺾었다. 슬로베니아는 3연승(승점 9)으로 서울 시리즈를 마쳤다. 체코는 1승2패(승점4)를 기록했다.

대표팀은 일본 다카사키로 건너가 슬로베니아(9일), 터키(10일), 일본(11일)과 대결하고, 3주차에는 네덜란드로 자리를 옮겨 네덜란드(17일), 체코(18일), 슬로바키아(18일)와 마지막 3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2그룹 상위 3팀은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개최국 호주와 함께 결선 라운드를 치른다. 여기서 우승한 팀이 1그룹 진출 티켓을 가져간다. 월드리그는 참가국의 실력에 따라 그룹당 12개 팀씩 1그룹, 2그룹, 3그룹으로 나뉘어 경기를 치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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