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체 정수장 가동, 급수차 비상 운영 … “목 타는 민심 적셔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div>충북소방본부 소방관들이 물탱크소방차를 이용<span style=&#34;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34;>해 논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사진 충북소방본부]</span></div>

충북소방본부 소방관들이 물탱크소방차를 이용해 논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사진 충북소방본부]

충청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해법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급수체계를 조정하고 단비 기동대를 가동하는 등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에 나섰다.

충청권 지자체들 가뭄 해법 찾기 #예산정수장서 수돗물 1만7591t 생산 #서산시, 물 절약 실천사례 집중홍보 #태안군, 청사 수도시설에 절수기 설치 #보령시, 섬 지역 노후 물탱크 바꿔줘

1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보령댐의 저수율은 10%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10%대가 무너진 뒤 이틀간 큰 변동은 없다. 논과 밭에 물을 공급하는 저수율도 계속 낮아져 충남지역 평균 저수율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40.5%를 기록했다. 하루 전보다 0.5%가 줄었고 예년 평균 62.8%보다는 22.3%나 낮은 수치다.

예산군은 보령댐 저수율이 낮아지자 자체 운영 중인 예산정수장의 물을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2013년부터 정부가 지방상수원을 폐쇄하고 광역상수도 공급을 유도했지만, 예산군은 “자체 수원 확보가 중요하다”며 예산과 덕산정수장을 계속 보유해왔다. 이 때문에 2015년 제한급수 때 예산군은 단수를 피해갈 수 있었다. 현재 예산정수장에서는 하루 1만7591t의 수돗물을 생산한다.

충남 서산시는 최근 담화문을 발표하고 시민들에게 가뭄극복 동참을 호소했다. 서산시는 생활 속 물 절약 실천 사례로 ▶양치질이나 세수할 때 물 받아 사용하기 ▶세탁물을 모아서 빨래하고 합성세제 사용량 줄이기 ▶양변기 절수기 설치 등을 실천해줄 것을 당부했다.

충남 태안군은 청사 화장실과 구내식당, 야외수도시설에 밸브 조절기를 설치하고 물 절약 안내방송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지역 내 공중화장실 123곳 중 상수도를 사용하는 68곳을 대상으로 절수를 추진, 50% 이상의 물을 줄이기로 했다.

보령시는 광역상수도가 연결되지 않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8억원을 긴급 투입, 노후 관로를 개선하고 물탱크 교체를 시작했다. 원산도와 효자도·호도·녹도 등 6개 섬 지역은 10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해수담수화설비와 노후 물탱크를 이달 말까지 교체한다.

충북에서는 밭작물이 많은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피해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고추·옥수수·고구마와 파종을 마친 채소류 작물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양수기 526대와 스프링클러 585대를 추가 투입하고 하상 굴착기와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한 용수호스도 연결했다.

단양군은 지난달 26일부터 단비기동대를 운영하고 있다. 단비 기동대는 농업용수가 필요한 곳에 신속히 물을 공급하는 기동급수반이다. 54명의 공무원이 9개반으로 나뉘어 물통을 실어나르고 양수기로 물을 퍼 나르고 있다. 피해가 심각한 단양 마늘 재배지역에는 광역살포기와 급수차를 이용해 물을 공급하고 있다. 변형준 단양군 농업축산과장은 “마늘 수확을 앞두고 가뭄이 계속돼 입마름병이 생기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당분간 가뭄 극복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충북소방본부는 담수용량이 많은 물탱크소방차를 가뭄대비 급수전용으로 지정했다. 생활용수와 농업용수가 긴급하게 필요한 지역에 지원하기 위해서다. 식수지원을 요청하는 자치단체에는 식수전용 탱크차량을 보유한 기관의 협조를 얻어 현장으로 출동할 방침이다.

정원춘 보령 부시장은 “올해는 42년 만의 가뭄이 발생했던 2015년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며 “대체 수원을 확보하고 도수로 가동기준을 조정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진호·최종권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