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김태균과 홈런레이스 1승1패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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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로사리오 선발포수,결연한 표정

[포토]로사리오 선발포수,결연한 표정

"1대1이에요."

31일 대전 두산전에선 통산 2번째 포수 선발 출전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1루 더그아웃. 한화 로사리오는 취재진을 향해 양 손가락 한 개씩을 펴보였다. 전날 밤 타격연습을 하다 김태균과 펼친 홈런 레이스 결과에 대한 이야기였다. 로사리오는 30일 경기 뒤 김태균과 함께 나란히 특타 훈련을 했다. 이날 로사리오는 안타 1개를 때렸지만 병살타 1개, 삼진 2개도 기록했다. 김태균은 고의볼넷으로 82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갔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타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 20분 정도 훈련을 하기 위해 나섰지만 1시간 가까이 연습을 이어갔다.

연습 말미엔 둘만의 이벤트도 벌어졌다. 올스타전에서 펼치는 홈런레이스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경기 전 타격연습 때도 장타를 많이 때려냈던 김태균은 로사리오에게 제안을 건넸고, 로사리오도 흔쾌히 수락했다. 승자는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2005·07·12년 홈런레이스 우승자답게 3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2개에 그친 로사리오를 제압했다. 둘의 홈런레이스는 기사화가 돼 팬들에게도 알려졌다. 하지만 다음 날 만난 로사리오는 기사를 쓴 기자에게 강하게 항변했다. 추가 경기를 치렀는데 자신이 이겼다는 것이었다. 로사리오는 "1승1패다. 난 지지 않았다"고 웃어보였다.

사실 이날은 로사리오에게 중요한 날이었다. KBO리그 선발 포수로 출전하게 됐기 때문이다. 오간도가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자 MLB에서 포수로 뛰었던 로사리오에게 부탁을 하면서 '포사리오(포수+로사리오)'가 나서게 됐다. 로사리오는 지난해 4월 14일 두산전에서도 포수로 나섰으나 이 경기에선 2-17로 졌다. 올해는 지난 18일 고척 넥센전에서 포수요원이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팀 분위기가 좋고 차일목이 잘 하고 있어 변화를 주지 않으려고도 생각했다. 선수들간 오해가 풀렸다. 오늘 로사리오가 포수 마스크를 쓴다"고 밝혔다. 로사리오는 이번 3연전 전부터 두산 타자들을 분석하고, 포구 훈련을 하는 등 준비를 착실히 했다.

이상군 대행은 "일단 오간도가 있을 때만 로사리오가 포수를 본다. 1루수로는 김회성이 나서고, 투수가 바뀌면 로사리오가 1루로 이동하면서 차일목이 포수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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