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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밥 먹고 학교 가는 일상에서 어떻게 재밌는 웹툰 뽑아낼까 - 웹툰 기획자의 세계

중앙일보

입력

소년중앙에서는 미래에 주목받을 직업을 시리즈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소중이 찾아간 미래 신직업의 현장은 ‘웹툰 기획자’입니다. 많은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사랑받는 웹툰! 그래서인지 인기 높은 웹툰의 작가들은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기도 하죠. 그런데 웹툰은 단지 작가의 손에 의해서만 탄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숨은 조력자가 있습니다. 바로 웹툰 기획자입니다. 그들이 있기에 재미있는 웹툰이 탄생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웹툰 기획자들은 무슨 일을 할까요? 웹툰전문회사 만화가족의 한아로 웹툰 기획자를 소중 학생기자들이 직접 만나봤습니다.
글= 이다진 기자 lee.dajin@joongang.co.kr 사진= 한수정 기자(오픈 스튜디오)  동행취재= 전지우(서울 영문초 5), 정인서(서울 숭의초 6)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웹툰 기획자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웹툰 기획자는 하나의 작품을 둘러싸고 생기는 크고 작은 일들에 참여합니다. 또 작품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기도 하고, 이야기 속 캐릭터를 세밀하게 분석하기도 합니다. 말로도 이해는 가지만, 현장을 직접 보는 게 더 실감 나겠죠? 웹툰 기획자가 하는 일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전지우, 정인서 학생기자는 웹툰 기획자를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어요.

두 학생기자가 찾은 곳은 웹툰전문회사 ‘만화가족’입니다. 회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익은 익숙한 캐릭터들이 학생 기자들을 반기네요. “안토니오!” 회사의 대표 캐릭터인 안토니오를 보고 전지우 학생 기자는 소리쳤어요. 익숙한 캐릭터들을 구경하고 나니, 웹툰 기획자님이 등장해 학생 기자들을 반갑게 맞아주었죠. 만화가족에서 만난 웹툰 기획자 한아로PD

'만화가족'에서 웹툰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한아로PD

'만화가족'에서 웹툰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한아로PD

웹툰 기획자는 어떤 직업? 
-아로 PD “안녕하세요. 저는 만화가족에서 웹툰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웹툰 기획자 한아로 PD입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영어 이름을 호칭으로 사용하니까, 아로 PD라고 불러주세요.”
-인서 “아로 PD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회사에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은 것 같아요. 회사 소개를 해주세요.”
-아로 PD "한마디로 ‘만화 엔터테인먼트 회사’예요. 여러 플랫폼에 만화를 제공하는 회사라고 생각하면 되죠. 기획부터 스토리, 캐릭터까지 구성한 만화를 피키툰이나 기업의 브랜드 광고 같은 플랫폼에 제공하고 있어요."
-인서 “그럼 이곳은 기획자님과 작가님들이 함께 일하는 곳인가요?”
-아로 PD "회사에선 주로 기획자분들이 일을 해요. 작가들은 창작자이기 때문에 대부분 작업실에서 혼자 작업을 하는 편이죠. 그런데 혼자하는 작업이 때론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어요. 그때 저희가 도움을 드리는 거죠. 그럴 때마다 작가들은 이곳에서 저희와 회의를 하며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니까요. 즉 웹툰기획자는 작가의 서포터즈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지우 “서포터즈라고요? 작가를 서포트하는 일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궁금해요.”
-아로 PD "작가가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을 드리는 일이에요. 작가가 아이디어나 스토리 전개를 하며 난관에 부딪히실 때, 더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일이죠. 웹툰기획자가 아이디어 내기도 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 드리기도 해요. 또 요즘은 웹툰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 또한 많이 만들어지고 있죠. 이런 2차 시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 단계에서 도움을 드리기도 하죠. 그러니까 웹툰의 전반적인 것에 개입하고, 참여하는 그런 직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우 “우와...생각보다 정말 많은 일을 하네요.”
-아로 PD "맞아요. 사실 저희는 웹툰 기획자이기도 하지만 만화를 제일 먼저 받아보는 ‘제 1의 독자’이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의 반응을 작가에게 잘 전달하는 일도 중요해요. 웹툰 중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오탈자 검수도 하면서요. 또, 캐릭터가 일관되게 잘 흘러가고 있는지 방향성도 살펴봐야 하죠. 웹툰 작가 중에는 대중과 직접 소통을 원하는 분도 많은데, 대중과의 원활한 소통을 저희가 돕기도 해요.“

웹툰기획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서 “그렇게 많은 일을 하는 웹툰 기획자가 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요.”
-아로 PD "제일 중요한 건 '소통하는 능력'이 아닐까 싶어요. 일방적이고 수직적인 소통이 아닌 동료 및 작가들과의 자유로운 소통 속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나오거든요."
-지우 “다른 능력으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가요.”
 -아로 PD "더불어 필요한 덕목은 ‘이해심’이 아닐까 해요. 창작물을 만드는 건 작가의 일이에요. 좋은 기획이 있어도 이것을 그림으로, 글로 표현하는 것은 작가가 할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왜 이렇게 표현했는지를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해요. 이 부분에선 개입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죠. 아이디어를 끌어내고 도움을 주는 것도 저희 몫이지만, 이런 작업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는 것 또한 저희 일이라고 생각해요. "
-인서 “들을수록 멋진 직업인 것 같아요. 그럼 웹툰 기획자가 되려면 어떡해야 하나요.”
-아로PD "일단 콘텐트를 편식하지 않고, 꾸준히 보는 것! 뉴스나 영화, 드라마, TV프로그램 등 가리지 않고 다양한 콘텐트를 봐야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콘텐트를 보는 안목도 기를 수 있거든요. 재미있거나 인상적인 부분을 그때 그때 기록하는 습관도 기르면 좋을 것 같아요."
-지우 “웹툰 기획자가 되려면 꼭 만화를 전공해야 하나요?”
-아로PD "전공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저희 회사의 웹툰 기획자 중에 만화 전공자는 한 분도 없어요. 치기공학을 전공한 분도 있고, 군인 출신도 있죠. 전공과 출신이 다양해서 회의 시간이 더 즐겁기도 해요. 매일 새롭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거든요.“

웹툰 '아임 펫'의 주인공 안토니오

웹툰 '아임 펫'의 주인공 안토니오


웹툰기획자가 된다는 것
-인서 “웹툰기획자가 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지만 한편으론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아로 PD "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가장 힘들어요. 새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더 좋은 작품이 될 거 같은데 그게 쉽지가 않거든요."
-지우 “듣고 보니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해야할 거 같아요. 웹툰 기획자란 창의적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인가요?”
-아로 PD "그렇진 않아요. 저는 이 직업이 엉뚱한 사람에게 더 맞는 것 같아요. 창의적이고 특별한 생각도 좋지만, 남들과 조금은 다르게 생각해보는 엉뚱함이 필요하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이 일을 즐기면서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인서 “웹툰 기획자로서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로 PD "독자의 좋은 반응을 느꼈을 때가 아닌가 싶어요. 웹툰 기획자 대부분은 자신이 기획한 웹툰의 독자 댓글을 꼼꼼히 챙겨보는 편이에요. ‘작품이 재밌다’라는 댓글을 보는 순간 힘들었던 순간이 모두 사라지는 기분이에요. 한편 한편 만들 때마다 아이디어와 열정을 모두 쏟아내는 게 쉽지는 않지만, 독자의 칭찬 한마디가 또 다른 일을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죠. 사실 독자만큼 저희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분도 없는 것 같아요. 우리가 만든 작품을 보고 작품 속 캐릭터와 함께 웃고, 울고 하는 독자를 보면 감동을 받죠."
-인서 “웹툰 기획자들은 언제 가장 바쁜가요?"
-아로 PD "웹툰마다 시리즈가 끝나는 날짜가 달라 언제라고 정확히 말할 수는 없어요. 다만 웹툰의 주 독자층인 10대들의 스케줄에 따라 바쁘긴 해요. 방학 시즌에 조금 더 바쁜 거 같아요. 계절별로 업무가 추가되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여름 같은 경우에는 공포 웹툰 기획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 바빠지죠.“

인기 캐릭터인 안토니오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학생기자들.

인기 캐릭터인 안토니오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학생기자들.


나의 꿈은 웹툰작가, 내가 만약 웹툰을 만든다면?
-지우 “저는 일상적인 소재지만, 조금 신기하고 색다른 경험을 다루는 웹툰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장르는 코믹이 좋겠어요. 피키툰의 ‘로봇아이’와 비슷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배경은 평범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인물이 나오는 웹툰이요. 사람이 아니어도 좋아요. 웃기면서도 소재가 신선한 그런 작품을 기획해보고 싶어요.”
-아로 PD "그런 작품일수록 너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려고 노력하기보다 일상에 집중해 보세요. 내가 흔히 겪는 일상적인 일들을 조금만 다른 생각으로 바라보는 거죠. 막상 해보면 일상엔 생각보다 재미있는 일이 더 많답니다. 모든 것이 웹툰의 소재가 되죠. 일상 툰의 배경은 작가 자신의 일상이니까요. 나의 일상을 작품으로 녹여내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보면 더 훌륭한 웹툰 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인서 “저도 일상 툰을 즐겨봐요. 특별하지 않지만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좋아해요. 특히 네이버 웹툰 ‘연애혁명’과 같은 학교 속 이야기도 좋아요.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들에 대한 웹툰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학원 로맨스물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아로 PD "인서도 마찬가지로 일상에 집중해보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웹툰 기획자가 되기 위해선 ‘관찰력’이 정말 중요해요, 아무리 평범한 것일지라도 유심히 살펴 재미를 찾는 습관이죠. 이렇게 찾은 소소한 재미에 아이디어를 더해 웹툰으로 만들어보는 거에요.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일상도 잘 관찰해보세요. 인서가 말했던 것처럼 학교 또한 아주 재미있는 소재가 될 수 있어요. 학교엔 다양한 친구들과 다양한 사건이 있으니까요.”

웹툰기획자를 만나 보니
전지우 학생기자 “좋아하는 작가님이 연재하는 웹툰은 올라오자마자 바로 볼 정도로 평소에 웹툰 보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웹툰이 만들어지는 곳에 직접 와서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다 물어볼 수 있어서 속이 시원했어요. 웹툰 작가라는 꿈이 조금 더 커진 것 같아요.”

정인서 학생기자 “저도 웹툰을 좋아해서 자주 보고 따라 그리기도 해요. 웹툰을 어떻게 그리시는지 궁금했는데, 콘티도 보고 작가님들이 실제 그린 그림들을 볼 수 있어 좋았어요. 그리고 웹툰은 오로지 웹툰 작가님의 힘으로만 만들어지는 줄 알았는데 웹툰 기획자의 역할이 중요하단 것을 알 수 있어 좋았어요,”

만화가족은?
만화 및 웹툰 전문 회사다. 피키캐스트에 피키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키캐스트 이외에도 다양한 기업의 브랜드 웹툰을 제작·관리하며, 캐릭터에 대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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