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메시와 비교 자체만으로 행복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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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만난 이승우. 전주=송지훈 기자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만난 이승우. 전주=송지훈 기자

"메시와 비교 자체가 행복하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가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이승우는 지난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원더골'을 터트렸다. 하프라인 부근부터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빠르게 드리블을 치고들어가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라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우는 홈팬들 앞에서 댄스 세리머니를 펼쳤다. 양손을 둥글게 돌리더니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찔렀다.

FIFA는 '이승우는 또 다른 '번개(bolt)'를 닮았다. 이승우가 홈팬들 앞에서 자메이카 육상 수퍼스타 우사인 볼트를 연상케하는 포즈를 취했다'고 평가했다. 올림픽 육상 사상 첫 3회 연속 3관왕(100m, 200m, 400m계주) 볼트가 양팔을 벌려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찌르는 '번개 세리머니'와 유사했다.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만난 이승우는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세리머니를 했다"며 "볼트 세리머니는 아니다. 요즘 동료들과 즐겨듣는 '아임 더 원(I'm the One)에 나오는 춤"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다음 세리머니에 대해 "아직 생각 안해봤는데 자면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이날 '이승우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메시를 떠올리게하는 골을 성공시켰다'며 '이승우는 메시처럼 하프라인부터 공격을 시작해 골을 넣었다. 드리블과 질주, 침착한 슛 등 메시가 보여줬던 골과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고 평가했다.

'코리언 메시'란 별명에 대해 이승우는 "영광스럽다. 메시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하지만 메시가 되는건 불가능하다. 전세계에 메시는 1명 뿐이다. 메시와 닮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럽팀 스카우트들이 이번대회를 찾은것에 대해 이승우는 "바르셀로나와 계약이 남았고 바르셀로나에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26일 수원에서 잉글랜드와 3차전을 치른다. 이승우는 "한국축구가 조별리그에서 3승 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오른적이 한번도 없어서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3승을 하고 16강, 결승까지 가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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